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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원 쿠폰에만 목맨 제주공항 택시...승객은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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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원 쿠폰에만 목맨 제주공항 택시...승객은 '나 몰라라'
  • 송혜정 기자
  • 승인 2017.06.21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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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도가 공항 택시에 지원하는 2200원 짜리 쿠폰을 받기위해 공항에 진입하고서도 승차를 미루는 택시들 때문에 지난 18일 밤 9시30분께 제주공항 택시 승차장 인근 도로가 혼란을 빚고 택시를 기다리는 관광객과 도민들은 50m 넘는 긴 줄을 서고 불편을 겪고 있다.2017.06.21

제주 관문인 제주공항에서 밤마다 관광객들이 택시를 눈앞에 두고도 승차하지 못하는 이해못할 일이 반복돼 관광도시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

  이유는 제주도가 공항 택시에 지원하는 2200원 짜리 쿠폰을 받기위해 공항에 진입하고서도 승차거부(?)하는 택시들 때문. 도가 적극적인 관광객 승차를 독려하기 위해 지원하는 이 쿠폰이 약이 아닌 독이되고 있다.

  지난 18일 오후 9시30분께 제주공항 택시 승차장에는 제주에 도착한 관광객과 도민이 목적지에 이동하려고 50m 넘는 긴 줄을 서고 택시를 기다리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공항 도로에 진입한 수십대의 택시가 승차장을 눈앞에 두고 정차한 후 승객을 태우려는 의지가 없어 보였다.

제주공항 택시 승차장에서 50m 긴줄을 만들고 택시 오기를 기다리는 도민과 관광객들.

  영문을 모르는 관광객들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이해못할 상황에 "택시들이 왜 승차장에 오지 않는 거야?", "택시 운행시간이 끝난 것 같다", "걸어서 좀 더 나가 다른 곳에서 택시를 타자"는 등 볼멘소리를 쏟아냈다.
  
  현장에서 취재진이 승차장을 앞두고 멈춰선 택시기사에게 긴 시간 정차한 이유를 묻자 "밤 10시부터 주는 쿠폰을 받기 위해 손님 태우는 것을 시간이 될 때까지 미루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2억 4000여원의 예산을 편성해 지난해 10월부터 밤 10시 이후 공항 승차장에 진입한 택시에 2200원 짜리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10시 이후 공항 버스가 끊기는데 이로 인한 공항이용객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쿠폰을 주면서 적극적인 택시 운행을 독려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당초 기대했던 효과와 다르게 쿠폰을 받기 위해 밤 9시를 전후해 승차장에 택시가 몰려들면서 공항 앞 도로는 혼란과 정체를 빚고, 사실상 승차 거부 사태까지 발생해 부작용만 커지는 모습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이를 관리·감독하는 제주도는 현장의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했다.

  도 관계자는 "택시가 부족하면 밤 10시 전이라도 공항주차요원이 콜센터에 요구해 택시를 공급하고 있고, 택시가 장시간 정차하면 공항질서요원이 나 자치경찰대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인데 이해하지 못하겠다"며 의아해했다.

  '현장에 나가봤느냐'는 물음에는 "작년 정책을 시행할 당시 모니터링을 해봤지만, 최근에는 가본적이 없다"며 "당시에는 장시간 정차하는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공항을 이용하는 관광객과 도민의 편의를 위해 만든 정책이 관계당국의 무관심과 택시의 이기심 속 불편과 불신만 초래하면서 제주의 첫 관문부터 관광이미지만 훼손시키고 있어 보완과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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