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6-02-08 16:22 (일)
공정위, DB 김준기 회장 “재단 사익에 이용 장기간 은폐 검찰 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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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DB 김준기 회장 “재단 사익에 이용 장기간 은폐 검찰 고발”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6.02.08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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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신고’ 동곡재단 활용해 경영권 방어·유동성 확보
사실상 계열사로 내부 관리…‘외부 노출’ 우려 은폐
인식가능성·중대성 모두 ‘현저’ 판단…檢 고발키로
▲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뉴시스
▲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 /뉴시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일가의 사익을 위해 동원하던 재단회사를 신고에서 누락한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을 적발했다.

공정위는 8일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동곡사회복지재단 및 그 산하회사 총 15곳을 소속 현황에서 누락한 김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재단 및 재단회사들은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으로 비영리법인인 재단의 계열편입 요건이 완화된 점을 고려해 지난 1999년 11월 DB로부터 계열제외됐다.

하지만 공정위는 DB 측이 최소 2010년부터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이들을 활용하고 2016년부터는 재단회사를 관리하는 직위까지 설치해 본격적으로 지배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DB는 동일인의 지배력 유지를 위해 디비아이엔씨와 디비하이텍을 활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총수일가가 지분 43.7%를 보유한 디비아이엔씨를 통해서는 제조서비스 계열사들을 지배하고 있고, 디비하이텍의 경우 비금융 계열사 중 재무규모가 가장 크지만 내부지분율이 23.9% 정도로 낮아 내부지분율 유지에 민감한 상황이다.

문제가 된 재단회사들은 디비하이텍의 재무 개선을 위해 불필요한 부동산을 디비하이텍으로부터 매수하고, DB의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시 무리한 대출을 받아가며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재단회사가 디비하이텍으로부터 받은 부동산 매각대금이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 개인이 재단회사로부터 220억원을 대여받았고, 재단회사는 1년 후 이를 상환받은 직후 동일한 금액으로 디비하이텍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사실상 김 회장 개인의 유동성 관리 도구처럼 활용된 것이다.

DB에 대한 경영권 공격이 있던 2023년에는 재단회사들이 무리한 금액을 차입까지 해서 디비아이엔씨 및 디비하이텍의 지분을 취득하고자 한 적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디비아이엔씨가 자금이 필요해 자신이 보유한 디비하이텍 지분을 매각해야 되는 상황에서 김 회장의 기업집단 지배력을 유지시키기 위해 재단회사가 디비아이엔씨의 매각하려는 지분율과 유사한 비율만큼 디비하이텍의 지분을 취득하기도 했다.

음잔디 공정위 기업집단관리과장은 “DB 측의 관심사항은 오로지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확대와 사익 추구였고 재단회사들은 그야말로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사례도 있었다”며 “재단회사들의 이러한 행태는 독립적인 회사가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하는 모습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DB 측이 재단회사들을 사실상 계열사로 내부 관리하면서도 외부에 드러나지 않도록 은폐한 정황도 발견됐다.

DB의 ▲그룹사 전국 부동산 사용 현황 ▲그룹 전국 건물 현황 ▲그룹사 임원 명단 ▲포도 등 발송명단에는 DB 소속회사뿐 아니라 재단회사 정보까지 포함돼있었다.

재단회사들을 동원하는 거래를 기획할 때마다 공정위가 주목할 것을 우려하면서 위장계열사 리스크를 스스로 수차례 분석하기도 했다.

DB와 재단회사 간 임직원 겸임을 비롯해 수십년 간 인사교류가 이어져 왔으며, 핵심 재단회사인 삼동흥산, 빌텍 및 삼동랜드의 대표이사는 DB 소속회사 근무 경력이 있는 자들로 구성됐다. 공정위는 이번 자료 누락의 인식가능성과 중대성이 모두 현저하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음 과장은 “재단회사들은 총수일가가 필요할 때마다 자금 조달, 지분 확보, 경영권 방어 등에 수시로 동원돼 왔고 더욱이 총수에게 직접 자금을 대여한 사례까지 확인된다”며 “내부적으로도 재단 및 재단회사들을 계열로 관리하고 있었음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DB 측은 재단과 재단회사를 매우 장기간 은폐하고 그 과정에서 공정거래법에서 규율하는 각종 기업집단 규제를 면탈했다”며 “부당지원 등에 대한 법적·사회적 감시에서 벗어나 재단회사들을 총수일가의 지배력 유지 및 사익을 위해 활용했다”고 덧붙였다.

음 과장은 “이번 건은 기업집단의 계열관계 판단에 있어 일반적인 ‘지분율’ 요건이 아닌 동일인 측의 지배력 요건을 고려해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정확한 지정자료 제출이 이뤄질 수 있도록 감시활동을 지속하고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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