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갑질 119 "노동 기본권 치외법권…지역 소멸 앞당길 것"
국민의힘이 최저임금과 노동시간 규제를 일부 적용하지 않는 내용의 대구경북 행정통합 특별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정작 경북 지역 노동자 다수는 이를 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최근 실시한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경북 노동자들은 대구·경북 지역이 최저임금 예외지역이나 노동시간 완화 특구가 되길 원하지 않는다"고 8일 밝혔다.
직장갑질119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6월 1일부터 7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적정 최저임금 수준' 설문조사에 따르면, 경북 지역 응답자의 45%는 올해 법정 최저임금이 최소 월 251만원(시간당 1만2000원) 이상이어야 한다고 답했다.
월 292만원 이상(시간당 1만4000원)을 요구한 응답도 15.5%에 달했다. 직장갑질 119는 "경북 지역 노동자들이 전국 평균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 수준의 최저임금 보장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짚었다.
노동시간에 대한 인식도 유사했다. 2024년 12월 조사 결과 경북 지역 응답자의 82.8%는 '정부와 국회가 노동시간 단축 및 연장근로 상한 설정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는 전국 평균(77.9%)보다 4.9%포인트 높은 수치다.
특히 '노동시간 단축 정책이 매우 필요하다'는 응답은 경북 지역에서 32.2%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경북 지역 직장인 3명 중 1명은 노동시간을 줄이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근로기준법 적용 확대에 대한 요구도 컸다. 직장갑질119가 지난해 10월 1일부터 14일까지 실시한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 경북 지역 직장인 82.4%는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 확대에 동의했다.
문제의 법안은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발의한 '대구경북특별시 설치 및 한반도 신경제 중심축 조성을 위한 특별법안'으로, 글로벌미래특구에 한해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 일부 조항을 대통령령으로 달리 적용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장갑질119는 "비판 여론이 커지자 대구시와 경상북도는 국회 심의 과정에서 조정 의견을 제출하겠단 입장을 밝혔다"며 "애초 헌법적 권리인 노동기본권을 지역 단위로 차등 적용하려 시도했다는 점 자체가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앞서 광주·전남 특별법안에서도 외국인투자기업 노동자에 대한 근로기준법 적용 배제 조항이 논란 끝에 삭제된 바 있다.
이종진 직장갑질119 변호사는 "최저임금법 배제와 노동시간 규제 완화는 대구·경북 지역을 '노동 기본권의 치외법권'으로 만들겠다는 선언"이라며 "이런 위헌적 발상은 오히려 청년과 인재 이탈을 가속화해 지역 소멸을 앞당길 것"이라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