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지표 신용거래 잔고, 4년 만에 24조원 넘어서
국내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 대기자금이 역대 최대치로 불어났다. ‘빚투(빚내서 투자)’ 잔액도 4년 만에 24조원을 넘어서며 개인 신용거래도 늘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의 차익 실현으로 쌓인 대기자금이 다시 시장에 유입될 경우, 지수 추가 상승을 이끌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한 지난 27일 증시 대기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예탁금은 81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로, 지난달 초 70조원대 미만이던 예탁금이 한 달 새 빠르게 불어났다.
이달 들어 코스피가 17% 넘는 상승률을 보이며 거래대금과 대기자금이 동시에 증가하는 모습이다.
정다운 LS증권 연구원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로 지수가 상승하는 동안 개인 투자자는 이를 차익 실현 기회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순매도로 인해 예탁금이 늘고 있고, 주가 하락 시 저가 매수 자금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 자금 증가가) 주가 하방 경직성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배당소득 분리과세 세율 등의 추가 정책에 따라 개인 자금 유입이 본격화 가능하고, 개인이 주가를 견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빚투’의 지표로 불리는 신용거래융자도 4년 만에 24조원을 넘어서며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신용거래 잔고는 지난 27일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15조2000억원, 코스닥시장에서 9조6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코스피, 코스닥 합산 25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이는 투자자가 증권사로부터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금액으로, 통상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면 늘어난다.
강송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거래 잔고는 과거 피크점이었던 2021년 9월(약 26조원)과 유사한 수준”이라면서도 “증시 상승으로 시가총액 대비 비중은 과거 고점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객 예탁금 사상 최대 수준으로 증가하면서 증시 대기 자금도 많은 상황”으로 “지수 수준이 과도하다고 볼 순 없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