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천주교 군종신부가 고된 훈련을 받는 장병들과의 소통을 위해 낙하산을 메고 공수훈련을 받았다. 군종신부가 직접 공수훈련을 소화하기는 공군 사상 이번이 처음이다.
공군사관학교 성당에서 근무하는 군종신부 이건승(38) 대위는 지난달 22일부터 정보교육대대에서 공정통제사(CCT), 항공구조사 등 10여명의 하사들과 함께 공수 훈련을 받았다.
7일 CN-235 수송기에서 공중 강하 훈련을 받은 이 대위는 8일 낙하산을 메고 HH-47 헬기에 올랐다. 이날 이 대위가 탄 HH-47 헬기가 정보교육대대 상공 730m 지점에 도달하자 그는 동료들의 안전을 위해 기도를 올린 뒤 주저 없이 힘차게 뛰어내렸다.
이것으로 총 4차례의 공중 강하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 대위는 공수 훈련을 받고 실제 공중에서 뛰어내린 첫 공군 군종신부가 됐다.
그는 지난해 공사생도 하계훈련에서 생도들과 함께 공수 훈련을 받으려고 했지만 생도들의 훈련에 부담을 주게 될까 한 해를 미뤄 공정통제사들과 함께 훈련을 받았다.
이번 낙하를 위해 3주 동안 이론교육과 체력단련, 지상교육, 막타워 훈련 등 지상 훈련을 통해 낙하산 조종법과 착륙 자세, 비상 조치방법을 배웠고, 10m 높이의 막타워에서 수도 없이 뛰어내렸다.
이 대위가 힘든 공수 훈련을 자진한 이유는 생도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더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는 "사관생도들은 3학년 하계훈련 때 받는 공수 훈련을 가장 힘든 훈련이라고 한다"며 "이 훈련을 함께 하면 생도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상담할 때 더욱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낙하산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 대위는 낙하산 훈련을 받은 공사 생도들과 공군 장병들이 부착하는 것과 같은 낙하산 강하 자격을 인정하는 표식인 '기본낙하산 강하' 휘장을 받았다.
그는 이번 공수 훈련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면서 7월 공사 3학년 생도들과 함께 낙하산 강하를 하겠다는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이 대위는 "잘 훈련된 생도들도 막상 공중에 올라가면 순간적으로 긴장과 공포를 느낄 수 있다"면서 "군종신부로서 생도들의 안전한 훈련을 위해 기도해주고 함께 공중강하를 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기회가 된다면 사관생도들의 다른 군사훈련들도 경험해보고 싶다"며 "교육생의 낮은 자세로 돌아가겠다는 순수한 마음으로 시작한 이번 훈련이 사제로서의 삶을 되돌아보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