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89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 전무후무한 작품상 번복 소동이 벌어지자 유명 스타들이 소셜미디어에 촌천살인의 메시지들을 쏟아내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최고 영예인 작품상 수상작이 당초 '라라랜드'로 발표됐다가 '문라이트'로 수정되는 전후무후한 일이 벌어졌다. 이런 엄청난 사고가 일어난 데에는 수상자를 발표한 원로배우 워런 비티와 페이 더너웨이의 실수가 아니라 수상작 봉투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일어난 착오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유명 스타들은 이날 사고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와 정부를 비꼬는 좋은 소재로 삼은 것.
ABC뉴스에 따르면, 코미디언이자 연기자인 빌리 크리스탈은 자신의 트위터에 "놀라운 결말이다. 대통령선거 때 이런 일이 일어났어야 했는데"라고 아쉬워했다. 트럼프가 아니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가 선언됐어야 했다는 뜻이다.
코미디언 겸 배우 세스 맥팔레인은 "나는 뭐가 잘못됐는지 안다. 아카데미 회원 수백만명이 불법투표를 했다"고 비꼬았다. 클린턴보다 적은 표를 얻은 트럼프 대통령의 불법 투표 주장을 꼬집은 것이다.
깜짝 반전 영화 '식스 센스'의 감독 M 나이트 샤말란은 "2017년 아카데미상 각본 내가 썼다! 모두를 속였다"고 농담을 했다.
우디 앨런 감독 과 배우 미아 패로의 아들인 영화인 로난 패로는 "러시아인들이 워런 비티를 해킹했다"고 비꼬았다. 러시아가 해킹으로 미 대선에 개입했던 것처럼 비티의 두뇌를 해킹해 당선작을 바꿨다는 이야기이다.
그런가 하면 지난 2015년 진행자가 미스유니버스 우승자를 바꿔 호명하는 바람에 큰 혼란을 초래하며 비난을 받았던 미스 유니버스 조직위는 공식트위터에 "이런 일에 어떻게 대처할지 안다. (아카데미는) 우리에게 전화해라"고 여유있게 조언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