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하지 못한 현실에 화가 나 골프장 그린 위에 스프레이(락카)를 뿌려 낙서한 30대가 경찰에 붙잡혔다.
전북 익산에 사는 김모(35)씨는 지난해 5월 자신의 집 근처 골프장에서 사람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을 우연히 보게됐다.
당시 일용직 근로자였던 김씨는 일감이 떨어져 집에서 백수 생활을 하고 있었고, 다른 사람들의 호화롭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자 갑자기 분노가 치밀었다.
자신의 신세가 처량해 보였기 때문이었을까. 그는 스트레스를 해소할 '못된 생각'을 떠올렸다.
김씨는 곧바로 빨간색 스프레이와 삽을 구입했고, 골프장 그린 위에 낙서를 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골프장 영업이 끝난 틈을 타 아무도 모르게 안으로 들어가 그린 위에 '나 5일에 한 번씩 온다. 들키면 도망간다'는 낙서를 새겼다.
또 골프장 그린 중앙을 삽으로 마구 파헤치기도 했다.
김씨는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해 5월부터 올해 6월까지 전주, 익산, 정읍, 김제 등의 골프장을 돌며 모두 12차례에 걸쳐 5000만원 상당의 그린을 훼손했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는 법. 경찰은 김씨의 범행으로 피해를 본 골프장 업주들의 신고를 접수받고 골프장 인근의 모든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김씨의 오토바이를 특정, 잠복 수사 끝에 붙잡았다.
김씨는 경찰에서 "나는 취직도 못하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호화롭게 골프를 치는 모습에 화가나 스프레이로 낙서를 했다"고 말했다.
김제경찰서는 27일 골프장 그린을 락카로 훼손한 혐의(재물손괴)로 김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저작권자 © KUB우리방송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