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바이러스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감염된 세 번째 환자가 발생하자 보건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치사율이 사스의 3배가 넘는 41%에 달하지만, 현재까지 명확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은데다 특별한 치료법도 없는 탓이다.
그나마 다른 전염병에 비해 전염성이 낮다는 점에 안도한다. 보건당국은 지나친 공포 분위기 확산을 경계하면서도 감염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의료진을 격리시켜 추가 감염자 발생을 막는데 주력하고 있다.
◇메르스 확산 어디까지…당국 "대유행 가능성 매우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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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감염자는 최초 감염자와 같은 병실을 썼던 70대 남성으로, 가족이 아닌 첫 번째 2차 감염자다.
감염자와 밀접 접촉이 의심되는 가족과 의료진 64명 전원을 격리 조치했다고 하나, 추가 역학조사 과정에서 이들 중 추가 감염 사실이 확인되면 그만큼 격리해 검사해야 할 의심군은 더 늘게 된다.

보건당국은 확진환자 접촉일로부터 최대잠복기인 2주(14일)간 일일모니터링을 통해 추가적인 증상 발현 여부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양병국 질병관리본부장은 "64명에 대해 전날(20일) 역학 조사를 진행한 뒤 가택 격리했다. 인터뷰하는 동안 증상 호소는 없었다. 가족들도 (현재) 증세가 없어 집에(머물면)서 현업에 종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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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메르스는 드랍플랏(비말 전파)로 감염된다. 에어로졸(공기 전파)와 달리 5마이크로 이상으로 침이 튀어봐야 1~2m 이내 떨어져 가까이 접촉한 사람만 제한적으로 전염된다. 지역사회로의 전파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고 덧붙였다.
◇보건당국 "중동 여행하되 개인 위생 신경써야"
보건당국이 위기경보 수준을 현재의 '주의' 단계를 유지하고, 감염자와 함께 항공기에 탑승한 사람에 대한 추적조사도 하지 않기로 했다.

중동 지역 여행 일정이 잡힌 경우에도 계획대로 진행된다는 입장도 내놨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메르스로 인해 국가 간 여행과 무역의 제한은 권고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첫 메르스 감염자가 발생한 만큼 중동지역 입국자에 대한 공항 내 검역을 강화하고 있다.
또 중동 여행시 손씻기와 양치질을 자주하는 등 '호흡기 질환 감염 예방수칙'을 잘 지켜달라고 당부한다. 여행 후 14일 이내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나타나면 거주지역 보건소에 즉각 신고하고, 의료기관에서 진료 받을 것을 강조했다.
김우주 감염학회 이사장은 "(메르스 감염자의) 98%가 중동에서 발생하고, 감염원이 낙타로 추정된다"면서 "(치사율이 높지만) 중증 질환을 가진 사람이 사망률이 높은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