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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디아지오, 35도 '윈저 아이스'로 골든블루 '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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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감' 디아지오, 35도 '윈저 아이스'로 골든블루 '저격'
  • 김민기 기자
  • 승인 2015.03.17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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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주류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35도 위스키를 최초 출시하면서 국산 토종 위스키인 골든블루와 부산에서 정면 승부를 펼친다.

업계는 디아지오가 국내 위스키 시장에서 '윈저(Windsor)'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더 이상 골든블루의 성장을 지켜볼 수 없다고 판단, 35도 '저도주' 경쟁에 뛰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 16일 주류 도매상에 35도 플레이버 위스키 윈저 'W ICE(더블유 아이스)'를 공급하고 17일부터 영남권에서 본격적 제품을 출시했다.

99.5%의 스카치 위스키 원액에 무화과, 대추, 솔잎 추출물 0.5%가 첨가됐다. 도수는 35도다. 용량은 450㎖로 출고가는 2만4530원, 공급가는 2만2300원이다.

더블유 아이스의 더블유는 위스키 윈저의 첫 글자 'W'를 땄다. 스카치 위스키 1위의 맥을 잇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또 일반적으로 위스키는 영하 4도에서 여과시키지만 이 제품의 경우 영화 8도에서 여과를 했기 때문에 아이스라는 이름을 붙였다.

기존 위스키보다 더 낮은 온도에서 냉각 여과를 시킨 만큼 위스키 본연의 풍미는 지키면서 경쟁 제품과는 차원이 다른 부드러움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골든블루의 위스키 원액 도수가 35도인데 반해 더블유 아이스의 원액은 40도가 넘어 원액 자체의 품질이 더 높다고 회사측은 강조했다.

이를 통해 디아지오는 윈저 12, 윈저17, 윈저 블랙과 더불어 윈저 더블유 아이스로 침체된 위스키 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무엇보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이번 제품을 영남권에서 우선 출시할 계획이다. 골든블루가 부산에서 성공을 바탕으로 서울에서 약진을 보이자 디아지오 역시 서울보다 먼저 부산에서 저도주 시장을 공략해 골든블루를 견제하겠다는 생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디아지오 코리아가 신입 사원을 위주로 테스크포스(TF)팀까지 꾸려 영남권을 돌면서 골든블루를 견제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면서 "출시 지역과 위스키 도수를 놓고 봤을 때 골든블루가 키워놓은 35도 저도주 시장 공략을 위해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내 스카치 위스키 업계 1위인 디아지오가 저도 위스키 시장에 진출한 것은 골든블루의 약진에 위기감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했다.

골든블루가 지난해 5월부터 판매한 36.5도 위스키인 17년산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는 롯데칠성의 스카치블루 17년을 따돌리고 17년산 시장에서 3위를 기록 중이다.

이에 스카치블루 판매사인 롯데주류도 지난 10일 17년산 스카치위스키 원액을 사용한 35도짜리 '주피터 마일드블루 17'을 내놨다.

또 장기불황과 금주·절주 열풍에 40도 이상 위스키가 설 자리를 잃게 되고 골든블루만 지난해 출고량이 57% 이상 급증했다. 결국, 위스키 업체들이 위기감을 느껴 저도주를 내놓은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주류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아지오코리아의 윈저는 전년대비 출고량이 2.1% 감소하며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이와 더불어 지난해 국내에서 출고된 위스키는 약 178만7400상자로 2013년보다 3.4% 줄며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하락폭이 완만해지면서 내년 상반기부터는 위스키 시장의 안정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업체들이 저도주 위스키 트렌드에 뒤쳐지다가는 시장 리더십을 뺏길 것이라는 불안감도 작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번에 디아지오가 출시하는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 원액을 사용하고 있으나 첨가물이 일부 들어가 국내 규정상 '스피릿 드링크' 또는 '플레이버 위스키'로 불린다.

또 스카치위스키협회는 알코올도수 40도 미만의 제품에는 스코틀랜드산 원액이 포함됐더라도 '스카치'라는 말을 쓰지 못하도록 하고 있어 '스카치 위스키'라는 단어도 쓰지 못한다.

일부에서는 업체들이 35도주로 도수를 낮추면서도 스카치위스키 판매사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위스키가 아닌 '스피릿 드링크'로 출시한 것이 아니냐는 '꼼수' 논란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정상 위스키는 아니지만 세계적으로 위스키 시장이 감소하고 있고 소비자들도 독한 술을 자제하고 있어 플레이버 타입의 위스키를 출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다른 주류업체들도 저도주 시장을 방관하다가는 경쟁에 뒤처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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