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불황에도 불구하고 '나홀로 성장'을 하던 홈쇼핑 업계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GS홈쇼핑이 지난해 영업이익 14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하면서 TV홈쇼핑 업계는 '올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살길을 모색했다. 결국, 모바일 강화다. 하지만 고민은 또 있다. 마케팅비 증가로 영업이익 급감과 자기시장잠식(카니발리제이션) 현상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업체들의 고민이다.
GS홈쇼핑은 지난 28일 매출액 1조61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9% 줄어든 120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3년 카드사태로 영업이익이 급감(-63%)했던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GS홈쇼핑 측은 채널의 부진과 모바일 채널 성장에 따른 프로모션 강화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CJ오쇼핑 역시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 1058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4% 줄었다. 지난해 영업이익의 마이너스 성장이 유력한 상황이라 홈쇼핑 업체의 돌파구 찾기가 시급하다.
GS홈쇼핑 관계자는 "올해 소비 침체와 지상파 방송 시청률 감소, 채널 다양화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부진했다"면서 "이와 더불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모바일에 마케팅 비용을 대거 투자한 것도 한 몫 했다"고 전했다.
TV홈쇼핑 입장에서는 TV 쇼핑의 성장세를 이어가면서 모바일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하지만 모바일을 확대하는 만큼 마케팅 비용은 늘어나고 수익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실제 GS홈쇼핑의 지난해 취급액은 전년 동기 대비 6.6% 늘어난 3조4487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7348억원으로 163.6%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 전체 취급액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GS홈쇼핑은 모바일 회원수 확대를 위해 회원적립금과 통합마일리지 행사를 적극 진행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만 적립금 충당금이 전년 동기보다 2.7배(172%) 이상 늘었다. 이로 인해 4분기 영업이익은 19.1% 감소한 38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TV홈쇼핑 업체들로서는 신규 고객이 유입되는 것이 아니다. TV쇼핑과 온라인 쇼핑을 하던 기존 고객들이 모바일로 옮겨 가는 자기잠식 현상이 늘어날 경우 모바일 강화가 '깨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
더군나 모바일 판매수수료는 TV 수수료(35%)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0% 정도다. TV 부문 매출을 모바일 부문이 가져갈수록 수익성 악화는 커진다는 계산이다.
이에 CJ오쇼핑이 지난해 모바일 투자에 보수적인 전략을 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해 3분기부터 모바일사업에서 돈이 되지 않는 상품의 취급을 줄여 CJ오쇼핑의 모바일 취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GS홈쇼핑은 같은 기간 150% 이상 증가했다.
올해부터는 모바일을 두고 TV홈쇼핑 업계의 고민은 늘어날 전망이다.
모바일의 특성은 판매 수수료가 적은 대신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에 별도의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또 처음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많은 투자가 필요하지만 한 번 유입된 고객의 충성도는 높아 수익성이 개선될 여지는 높다.
이러한 장단점을 고려해 올해부터는 TV홈쇼핑 별로 각사에 맞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 GS홈쇼핑은 지난 4월 이미 경기도 군포에 모바일과 인터넷상품을 전용으로 취급하는 물류센터를 열었다. 그 뒤 모바일부문 배송이 매우 빨라지는 등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다.
CJ오쇼핑은 티몬 인수전에 참여해 소셜커머스 강화를 통해 모바일 시장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도 올해부터는 모바일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GS홈쇼핑 관계자는 "모바일 시장 선점을 위해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 수익성이 악화될 수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오히려 '옴니채널'을 통한 수익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면서 "올해 역시 마케팅 비용을 줄이지 않고 모바일 쇼핑 취급액 1조를 목표로 꾸준히 노력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