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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 지름길’…고리대출에 청춘 막장 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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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탄 지름길’…고리대출에 청춘 막장 신세
  • 예상철 기자
  • 승인 2014.12.17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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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청년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는 대부업체 광고로 손쉽게 대출을 하면서 '부채의 덫'에 빠지고 있다.

강원 춘천시의 한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이모(23·여)씨는 얼마전 TV에서 광고를 보고 대출을 신청했다. 집에서 용돈을 받고는 있지만 자취를 하는 이씨는 늘 돈이 부족했다.

주말에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생활비, 교육비, 식비 등 쓸 돈은 한없이 많았다. 더구나 미술용품도 주기적으로 사야 하고 학자금까지 대출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돈에 시달려야 했다.

이씨는 알뜰하게 모아 대출금을 바로 갚아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연체를 했고 신용유의자가 됐다.

이씨는 "연체 안하고 매달 꼬박꼬박 채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갚아야 할 빚 때문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씨는 결국 졸업 학기에 휴학하고 아르바이트 2, 3군데를 더 하기로 결심했다.

이씨처럼 제2금융권에 손을 벌려 대출을 진행했다가 '신용유의자'로 전락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14일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구 평균 부채는 지난해 5994만원으로 2012년 5858만원에서 1년 만에 136만원 늘어났다. 그 중 30세 미만 가구주의 부채는 1401만원에서 1558만원으로 1년간 11.2% 늘어났다. 30대 가주구의 부채는 4890만원에서 5235만원으로 7.0% 뛰었다.

이는 취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30대와 30대 미만 청년층이 빚을 늘려 생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처럼 청년 신용유의자가 늘어나는 이유는 대부업체의 대출심사과정이 허술해 신용등급만 보장된다면 누구든 대출의 문턱을 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 대출은 간단한 신용조회와 본인인증만 확인이 되면 바로 대출을 받을 수 있고 무엇보다 부모 등 가족에게 비밀이 보장된다는 점에서 청년들이 쉽게 유혹에 넘어 간다.

전문가들은 갚을 능력이 되지 않는 청년들이 제2금융권에 대출을 받는 것이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한국은행 강원본부 관계자는 “청년들이 취업하는데 돈이 들어가고 취업을 위해 공부를 하려면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쉽게 제2금융권의 유혹에 빠지고 있다”며 “청년뿐만 아니라 어느 계층이나 제2금융권 대출이 다 위험한 것은 마찬가지만 청년들의 경우 한번 신용불량자나 신용유의자가 된다면 그때부터 취업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은 힘들고 지치더라도 순간의 어려움 때문에 제2금융권의 손을 빌리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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