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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침통스런 날"…검찰에 또 압수수색 '당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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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침통스런 날"…검찰에 또 압수수색 '당혹'
  • 양길모 기자
  • 승인 2014.12.03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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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서울 도봉서 서울청·정보분실 압색 中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袐線) 실세인 정윤회씨의 국정개입 의혹 문건 유출을 수사 중인 검찰이 3일 오전 박관천(48) 경정이 근무하는 서울 도봉경찰서와 서울청 정보분실, 박 경정의 자택을 압수수색하자 현장 경관들 사이에서는 침통한 분위기와 함께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임관혁)는 이날 오전 박 경정의 근무지인 서울 도봉경찰서 정보과장실과 박 경정이 자료를 보관했던 것으로 알려진 서울경찰청 정보분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10분께부터 박 경정이 근무한 정보과장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 도봉경찰서 관계자는 "부서원 모두가 혼란스럽고 착잡하다"며 "이런 사태가 경찰서 업무와 관련한 것이 아니라 저희도 관여하기 어렵고 깊게 알 수도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아무튼 기분이 좋지는 않다"고 하소연을 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경찰서 정보과를 압수수색한다는 게 흔치않은 일이라 뭐라 할 말이 없다"며 "경찰서 안에 있으면 골치가 아프니 대다수의 인원들이 외근을 나가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도봉경찰서 3층 정보1계 앞 복도는 압수수색이 끝나길 기다리는 취재진으로 북적였고, 문이 열릴 때마다 진행상황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보계 직원들은 침통한 모습속에 말을 아끼며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검찰은 또한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노원구 하계동에 위치한 박 경정의 아파트 자택에도 수사관 5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이 진행되는 동안 박 경정 가족들은 집 안에서 나오지 않은 채 검찰 수사관들만 집과 박 경정의 차로 추정되는 차량이 세워진 아파트 주차장 등을 부지런히 옮겨 다녔다.

특히 차량을 수색하던 수사관 2명은 차량 안쪽과 트렁크 등을 꼼꼼히 뒤져봤지만, 아무런 것도 확인하지 못하고 굳은 표정으로 발걸음을 다시 집으로 옮겼다.

이후 검찰 수사관들은 박 경정 집안에서 나온 각종 문건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노트북 컴퓨터 2대 등을 차량에 옮겨 실은 뒤 1시간가량 이어진 압수수색을 마치고 돌아갔다.

한편 검찰은 이날 서울경찰청의 핵심부서이자 싱크탱크(Think tank)인 정보분실도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이 경찰의 개인 비리 등으로 경찰서 부서 등을 압수수색한 사례는 종종 있었지만, 서울청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핵심 부서인 정보분실과 경찰서 정보과를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으로 매우 이례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할 때마다)이런 날은 경찰의 권위가 아주 크게 떨어진 날"이라며 "아주 침통한 날"이라고 착잡한 심정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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