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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황에도 중소기업은 휴·폐업 행렬 가속, K자형 양극화 경계심 높일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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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호황에도 중소기업은 휴·폐업 행렬 가속, K자형 양극화 경계심 높일 때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6.02.0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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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2026년 1월 수출이 전 년 동기 대비 33.9% 급증하며 658억 5,000만 달러(약 95조 6,100억 원)로 역대 1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15대 주력 수출 품목 중 반도체, 자동차, 석유제품, 일반기계 등 13개 품목의 수출이 늘어난 덕분이다. 9대 주요 지역 중 중국, 미국, 아세안, EU, 중남미 등 7곳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는 등 질적으로도 탄탄하다. 하루 평균 수출액 역시 28억 달러로 전 년 동기보다 14.0% 증가하며 1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월 수출액은 지난해 6월 이후 8개월 연속 증가세다.

이처럼 반도체 수출 호조와 늦은 설 연휴 효과로 역대 1월 중 최대실적을 기록했다. 수출만 보면 한국 경제가 순항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출 온기가 반도체 등 일부 주력 산업과 대기업에만 집중되면서 중소기업과 비주력 산업은 오히려 뒷걸음질 치는 ‘K자형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놓지 말아야 한다. 수출·대기업과 달리 내수·중소기업 부문은 정체 또는 침체에 빠져드는 조짐이 뚜렷하다. 2025년 3분기 자영업 폐업률은 2.5%로 사상 최고 수준에 달한다. 전국 35개 국가산업단지에서 지난해 휴·폐업한 기업이 1,090곳으로 전년의 48.9%나 급증하며 두 배에 달했다. 통상적으로 국가산업단지에 우량 중소제조업체가 몰려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제조업 전반으로 양극화가 확산 중이라는 불길한 신호가 아닐 수 없다.

이외에도 ‘K자형 양극화’를 보여주는 데이터는 많다. 1월 경기실사지수(BSI)가 대기업 87, 중소기업 59로 4년 8개월 만에 최대 차이로 벌어졌다. 수출이 8개월 연속으로 해당 월 최대임에도 지난해 산업생산 증가율은 5년 만에 최저 수준인 0.5%로 2023년(1.0%) 2024년(1.5%)의 절반 이하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 1월 30일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산업생산지수(2020년=100)는 114.2로 전년보다 0.5% 상승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12·3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혼란으로 지난해 상반기 경제 전반이 동력을 상실하면서 산업생산 증가율은 2024년(1.5%)보다 크게 둔화했다. 부문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은 비금속광물과 1차 금속 등 건설 연관 업종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와 기타운송장비 생산이 늘며 전년 대비 1.6%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와 조선업 호황이 산업생산을 견인했다. 반도체 생산은 전년 대비 13.2% 늘었고, LNG선과 특수선박 등 고부가가치 선종 수주 확대의 영향을 받은 조선업이 포함된 기타운송장비 생산은 23.7% 급증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0.5% 상승했다. 소비는 3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4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다. 특히 민생소비쿠폰 사용이 집중된 것으로 보이는 3분기에 소비 신장이 두드러졌다. 신제품 출시와 보조금·세제 혜택의 영향으로 승용차, 컴퓨터와 같은 내구재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지수는 전년 대비 1.7% 상승했다.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증가했고, 운송장비 투자도 확대됐다. 

반면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 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건축(-17.3%)과 토목(-13.0%) 모두에서 공사 실적이 줄어 전년 대비 16.2% 감소했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8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으로, 금융위기 시기였던 2008년(-8.1%)보다도 부진했다.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계절조정)은 전월보다 1.5% 증가했다. 소매 판매도 의복과 음식료품 판매 증가에 힘입어 0.9% 늘었다. 반면 설비투자는 3.6% 감소했는데,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늘었음에도 선박과 항공기를 포함한 기타운송장비 투자가 16.1% 줄어든 영향이 컸다. 특히 2025년 12월 기준 실업률은 4.1%로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청년실업률은 6.2%, ‘그냥 쉬었다’라고 답한 청년이 76만 명에 이른다.

여러 악재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중소기업중앙회 회원 기업의 절반이 수출 최대 장애 요인으로 ‘중국의 저가 공습’을 꼽았다. 기록적인 고환율도 큰 부담이다. 상당수 중소기업은 중간재를 생산하는 까닭에 환율 상승이 수입 원자재 가격에 직결된다. K자형 양극화는 자산·지역 불균형 등 한국 사회가 당면한 갖은 문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바닥 경기를 살리는 데는 특효약이 없다. 의당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금전적 지원도 일회성에 그칠 뿐이다. 무엇보다 중소기업이 싫어하는 정책적 규제를 걷어내야만 한다. 지지부진한 상속세 개편에 좌절해 폐업을 선택하는 기업이 계속 늘고 있는 대목도 유념해야 한다. 하루하루가 버거운 중소기업이 봉착한 현실을 직시해야만 한다. 경쟁국을 이기려면 본원적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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