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박5일 일정으로 방한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에 온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14일 오전 10시30분께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곧바로 숙소인 서울 궁정동 주한교황청대사관으로 이동한다.
주한교황청대사관은 교황청 외교사절인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가 상주하는 곳이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지난 1984년과 1989년 두 차례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묵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교지도자로 꼽힌다. 그러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성자'로 불릴 만큼 검소하고 청렴하기로 유명하다.
교황방한준비위원회에 따르면 교황이 숙소 겸 집무실로 사용할 교황청대사관도 사치와는 거리가 멀다.
주한교황청대사관은 총면적 2300㎡에 건물면적 1600㎡의 2층 규모로 지어진 50년이 넘은 낡은 건물이다. 특히 교황은 파딜랴 대주교가 사용하는 침실과 옷장 등을 그대로 사용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사관 1층에 위치한 성당도 수용규모가 10여명에 불과할 정도로 협소하다. 교황은 입국 첫 날 이 성당에서 개인 미사를 집전한다. 미사는 파딜랴 대주교를 비롯해 시설관리인 등 대사관 직원 1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로 진행된다.
교황의 식단 역시 검소하게 차려질 계획이다. 오는 15일 아시아 청년 대표와의 오찬과 17일 아시아 주교단과 오찬 등 공식 일정을 제외하고 대부분 교황청대사관 내에서 대사관 직원들과 별반 다르지 않는 식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교황은 보통 해외 국빈들이 의전차량으로 사용하는 고급 세단과 달리 1600㏄급 국산 중소형차량인 '쏘울'을 타고 이동한다.
또 교황은 미사 집전시 한국 수녀회와 재개발 산동네 주민조합이 만든 제의를 입고, 국산 포도주 '마주앙'를 사용해 성체성사를 한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3월 즉위 이후에도 바티칸 궁이 아닌 게스트하우스에 머물고 일반 사제용 셔틀버스를 타는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이번 방한 중에도 낮은 곳에서 검소한 행보를 이어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