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7일 세월호 구조 지원 업무를 마치고 복귀하다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로 순직한 강원소방본부 소속 소방공무원 5명에게 애도와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1일 사고 현장을 목격한 광주의 한 시인이 신문에 난 순직 소방관의 딸이 고인이 된 아버지에게 남긴 메모를 토대로 작성한 시의 내용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맹골, 팽목항에서 파발로 띄운 편지'라는 제목의 시는 '광주 광산 헬기사고로 숨진 소방관 딸의 애끓는 편지'라는 부제로 구성되어 있다.
시에는 살신성인으로 자신을 희생한 소방관 아버지에 대한 애정과 자랑스러움, 사무치는 그리움들이 절절이 녹아 들었다.
시는 "사춘기 지났어도 아빠라 부를게요, 부녀의 정이 더 새록새록 하잖아요", "아빠께 잘못 한 게 너무 많음을 이리 뒤늦게 뉘우쳐 죄송합니다"라고 시작하고 있다.
이어 "아빠가 정말 자랑스러워 시도 때도 없이 보고프면 소방서에 갈래요, 우리 집 아빠의 빈자리 너무 허허로워 슬프고 외로워"라는 구절로 소방관 아버지에 대한 자랑스러움과 함께 애절한 그리움을 간결하게 표현하고 있다.

시를 작성한 필명 '강산에 늘봄잔치(본명 강성수)'시인은 지난 17일 헬기 추락 사고 현장에서 약 100여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지인을 만나고 있다 날벼락에 현장으로 달려갔다.
강 시인은 "사고 현장은 인구밀도가 높은 신흥주택지로 바로 10여미터 거리에 20층짜리 아파트, 옆에는 중·고등학교, 50여미터 인근에는 학생수 1500여명의 초등학교가 있었다"며 "소방대원들의 살신성인으로 큰 인명피해를 막아 광주시민들이 큰 은혜를 입었다"고 말했다.
강 시인은 세월호 현장인 팽목항에서도 자원봉사를 하고 있으며, 사고 현장에서도 자원봉사를 하며 세월호와 헬기 참사 현장에서의 느낌을 150여편 가량의 시로 작성해 출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26일 오전에는 강원도청에 누군가가 순직한 소방대원들에게 쓴 손편지와 부조금이 든 봉투를 남기고 사라졌다.

지난 25일에는 순직 소방공무원들의 분향소가 마련됐던 강원 춘천시 효 장례문화원(대표이사 신정복)이 순직한 소방공무원 유족의 아픔을 나누고자 위로 성금 1000만원이 전달됐다.
지난 24일 오후에는 KT&G(대표 민영진)가 소방공무원들의 장례비용으로 써달라며 1억원을 강원도에 전달했고 농협중앙회 강원지역본부(본부장 이윤배)도 강원소방본부를 방문해 강원농협사무소장들이 마련한 위로 성금 5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 23일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에게 "나라를 위해 순직한 소방공무원들의 추모비를 만들어 길이 기억되게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유가족들의 소망가운데 하나인 추모비 건립도 이뤄질 전망이다.
소방관계자는 "지난 20일 조문한 뒤 얼마 되지 않아 내려진 빠른 조치"라고 환영하며 국가직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지만 총리측은 처우개선에 대한 검토만 언급해 소방관들의 염원인 국가직화가 이뤄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