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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표심 조희연 향했다…'대역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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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감 표심 조희연 향했다…'대역전극'
  • 조현아 기자
  • 승인 2014.06.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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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시민들의 표심은 결국 조희연(57) 후보로 향했다.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승리로 이끈 조 후보의 당선 과정은 한 마디로 '대역전극'이었다.

시작은 미미했다. 조 후보는 시민사회 쪽에선 잘 알려졌지만 낮은 인지도 탓에 선거 초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지율로 출발했다.

지난 3월 일찌감치 진보 진영의 단일 후보로 결정됐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보수 후보인 고승덕, 문용린 후보에 밀려 항상 3위에 머물렀다.

진보 측에서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뒤늦게 교육감 선거에 뛰어들면서 위기에 놓이기도 했지만 윤 전 총리의 후보 사퇴로 진보 단일 후보로서의 확고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지지율은 쉽게 오르지 않았다. 선두를 달리던 고 후보를 향해 '미국 영주권 보유', '아들 이중국적' 의혹 등을 제기하며 승부수를 띄웠지만 판세를 뒤엎기엔 역부족이었다. 오히려 네거티브 공격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조 후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내다봤다. 선거 일주일을 앞두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그는 "지지도가 7~8%에서 17~18%로 급속도로 상승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누가 민주 진보 진영의 후보인지를 알게 되면 지지도는 이동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후 원로 및 사회 각계 인사들과 문화·예술인 등의 지지 선언이 잇따르면서 차츰 조 후보의 이름과 얼굴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조 후보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게 된 것은 지난달 29일 차남 조성훈씨가 한 포털사이트에 올린 글이 네티즌을 중심으로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부터였다.

조씨는 아버지가 인지도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하는 점을 염려하며 '아버지 조희연'에 대해 "누구보다 '평등교육'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일할 사람임은 분명하다"고 표심을 호소했다.

공교롭게도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 고 후보의 딸이 '교육감 자격이 없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선거 판세는 크게 흔들렸다. 고 후보를 뒤에서 추격하던 문 후보는 '세월호 선장', '패륜'에 비유하며 비난을 퍼부었고, 고 후보는 '공작정치' 의혹을 제기하며 맞받아쳤다.

선거 막판 치닫게 된 양측의 공방전은 조 후보에게는 기회로 다가왔다. 양측이 공방을 벌이는 동안 조 후보는 "교육정책 대결로 돌아와달라"며 명확히 선을 긋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과정에서 부동층 표심이 조 후보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조 후보의 아들이 쓴 글이 고 후보의 딸이 쓴 글과 대조를 이루면서 '좋은 아버지' 이미지를 구축한 것도 당선에 한 몫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된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무래도 둘째 아들의 편지와 고 후보 딸의 편지가 서울교육감 선거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을 촉발시키면서 지지도 비약의 계기를 갖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낮은 지지율로 출발했지만 승리하게 된 것은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 사회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이 광범위하게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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