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 사고 발생 29일째인 14일.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 방파제에 새 운동화와 축구복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10대 남학생에게 어울릴 만한 의류 위에는 차디찬 물 속에 있을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도 있었다.
이 편지에는 '사랑하는 내 아들. 효도했던 내 아들이 어찌 그리 못오고 있는게야. 어서빨리 돌아와다오. 어서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 신발도, 옷도 입어봐야지. 아들아. 엄마 소원이야. 아들 얼굴 한번 만져나 보세. 어서 돌아와 줘. 오늘은 약속하는거지. 돌아온다고. 기다리마 아들. 사랑해'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혹여 바람에 날아갈까 노란색 테이프로 꼼꼼히 붙여놓은 모양새가 사고가 난 지 한 달 다 되도록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어린 자식을 그리는 부모의 애타는 마음이 고스란히 읽혀졌다.
앞서 지난 6일에는 팽목항 선착장에 놓인 새 운동화 한 짝이 발견돼 많은 이들의 심금을 울렸다.
운동화 측면에는 '막내야 친구가 예쁜 신발 사왔어. 엄마, 언니도 오빠도 모두 보고싶어. 기다린다'라는 문구가 씌여있었다.
선착장에서 경비근무를 서는 경찰에 따르면 이 운동화는 이날 오전 한 중년의 여성이 가져다놓은 것으로, 실종된 학생이 평소에 갖고 싶어했던 신발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가슴 아린 사연을 전해들은 119 소방대원이 오후 5시께 파도에 휩쓸려갔던 나머지 한 짝을 찾아냈다. 시민들의 제보로 선착장 인근 방파제 바위 틈에 걸려있는 운동화 한 짝을 건져낸 것이다.

선착장에 홀로 놓여있던 운동화는 반나절만에 한 짝이 아닌 한 켤레가 됐다.
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함께 슬퍼했다.
트위터 아이디 ki*****는 "세월호에 아직까지 갇혀있는 아들을 위해 팽목항 방파제에 새 운동화를 선물로 놓은 어머니가 있다. 일상으로 조금씩 돌아가되 절대로 잊지는 말자"라는 글을 남겼다.
또다른 아이디 Pr*****는 "방파제에 놓인 운동화. 아. 정말 눈물이 흐른다"라고 게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