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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4 세계 최초 양산 출하, K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우위 확고히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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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HBM4 세계 최초 양산 출하, K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우위 확고히 하길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6.02.1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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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삼성전자가 설 연휴 직후 차세대 인공지능(AI) 가속기의 성능을 좌우할 ‘게임체인저(Game-change │ 일의 흐름이나 형세를 크게 바꿀 만큼 영향력이 큰 존재)’로 꼽히는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한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이러한 일정이 현실화하면 삼성은 이 차세대 메모리 제품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납품한 반도체 회사가 된다. 지난해 국내 기업 최초로 분기 영업이익 20조 원을 돌파한 삼성전자가 세계 반도체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한 번 더 쓰게 되는 것이다.

 ‘엔비디아(NVIDIA)’와 AMD(Advanced Micro Device)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거쳐 ‘구매주문(PO │ Purchase Order)’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예견된 것이라고 해도 여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단순한 신제품 공급을 넘어 ‘왕의 귀환’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K-반도체의 저력을 또 한 번 입증할 쾌거(快擧)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SK하이닉스도 1분기 내 양산을 앞두는 등 한국 기업들이 ‘반도체 슈퍼사이클(Super Cycle │ 장기적인 상승 추세)’을 견인하고 있다. 엔비디아(NVIDIA)의 차세대 인공지능(AI) 수퍼칩·랙 시스템인 ‘베라 루빈(Vera Rubin)’에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만이 적용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 2월 7일(현지 시각) 글로벌 IT 하드웨어 전문 미디어인 ‘테크 파워 업(Tech Power Up)’을 비롯한 다수의 외신들은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HBM4 메모리 수주 경쟁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현재 삼성과 SK하이닉스만이 모든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또한 “반도체 분석 업체 ‘세미 애널리스트(Semi Analysis)’의 유출된 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HBM4 공급량의 약 70%를, 삼성이 나머지 30%를 차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삼성은 5세대인 HBM3E 경쟁에서 D램 3사 중 가장 늦게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정도로 HBM 후발 주자였다. 하지만 HBM4 개발에서는 한 단계 앞선 미세 공정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빅테크들이 탐낼 성능을 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패를 무릅쓴 과감한 도전이 결실을 본 것이다.

‘베라 루빈’은 ‘블랙 웰(Black well)’을 잇는 엔비디아의 슈퍼컴퓨터 플랫폼이다. 그래픽 처리 장치인 ‘루빈(Rubin)’과 기존 그레이스(Grace) 중앙처리장치(CPU)의 후속작인 ‘베라(Vera)’를 비롯해 HBM4, NV Link 6, Blue Field-4 DPU·ConnectX-9 NIC 등 6개의 핵심 칩이 결합돼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용 HBM4만 총 576개가 필요하다. HBM4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불린다. 지난 3년간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에 밀려 위기설까지 돌던 삼성전자는 이번에 10나노 6세대(1c) D램과 4나노 ‘파운드리(Foundry │ 반도체 위탁생산)’ 공정을 동시에 적용하는 승부수를 던졌다고 한다. 그 결과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37%나 웃도는 최대 11.7Gbps(초당 기가비트)의 처리 속도와 전력 효율을 구현해 최고의 기술력을 입증했다. 메모리 생산부터 파운드리, 패키징(Packaging)까지 독자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세계 유일한 ‘턴키(Turn-key) 역량’ 덕분이다. 이번에 HBM4를 최초 납품하면서 이 시장에서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개가(凱歌)가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간(JPMorgan)’에 따르면 세계 HBM 시장 규모는 2025년 356억 5,600만 달러(약 52조 원)에서 2027년 965억 3,900만 달러로 세 배 가까이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추론의 시대’를 맞아 폭증하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 GDDR7, LPDDR5X 등 범용 서버 D램 수요가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고성능 AI 서버에는 고용량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HBM이 필요해서다. 국내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이 각각 166조 원, 142조 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3~4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치열한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해 나가는 구도는 우리 경제에 더할 나위 없는 축복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나라는 반도체 수출 호조에 힘입어 1,231억 달러라는 역대 최대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수출 효자 상품을 넘어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고 국가·경제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매김했다. 삼성전자는 HBM4 시장에서 잡은 승기를 바탕으로 고객사 맞춤형 HBM, HBM4E(7세대)에서도 주도권을 가져갈 계획이다. 비밀 병기는 베이스 다이 설계부터 패키징까지 HBM 전 공정을 삼성이 도맡아 하는 ‘턴키 서비스’다. 정부는 지난 2월 3일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의결한 만큼 조속히 하위 법령을 정비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의 전력·용수 인프라도 한 치의 소홀함 없이 지원해 줘야만 할 것이다.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규제의 족쇄를 풀어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원이 아닐 수 없다. 삼성전자의 HBM4 최초 출하가 다시 한번 K-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우위를 확고히 하는 기폭제가 되길 기대한다.

반도체 기술 경쟁은 각국 정부가 나서 자국 반도체 기업과 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국가 대항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첨단 기술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시장에서는 한 번 낙오하게 되면 만회가 쉽지 않다. HBM 시장에서 뒤처진 경쟁력을 만회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자원을 투자해야 했던 삼성전자는 평택 4공장 HBM 생산설비 증설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기술 주도권 굳히기에 나서고 있다. 한국 수출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반도체는 ‘21세기 편자 못’으로 불린다. 산업 경쟁과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핵심 자원이기 때문이다. 

관세청이 지난 1월 26일 발표한 ‘수출입 통계로 본 2025년 대한민국’에 따르면 작년 수출은 전년 대비 3.8% 증가한 7,049억 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수입은 6,318억 달러로 보합세를 보였으며, 무역수지는 777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7년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다. 수출 증가세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작년 반도체 수출액은 1,753억 달러로 전년 대비 21.9% 늘며 2년 연속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4.7%로, 2위 품목인 승용차(685억 달러)의 두 배를 넘었다. 가뜩이나 지금은 반도체 산업 부활을 꿈꾸는 미국이 반도체 관세까지 예고한 위기 상황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가대표 반도체 기업의 기술 개발 성공과 대대적인 투자는 한국 경제에 단비와 같다.

하지만 중국 역시 올해 HBM3 양산에 들어가는 등 빠른 속도로 추격을 해오고 있어 경계를 늦출 수 없다. 한국 기업들이 HBM3 양산을 시작한 것은 2023년으로, 중국과의 기술 격차는 3년이다. 그러나 HBM3 이전 세대에서 격차가 4년이었다는 점을 감안 한다면 기술 격차는 좁혀지고 있다. 2022년만 해도 5년이었던 D램 부문 격차는 2년으로 줄었고, ‘낸드플래시(NAND-flash)메모리’ 부문 격차는 1년으로 좁혀졌다. 막대한 자금과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중국이 반도체 자립에 한발 다가선 셈이다. 중국의 D램 시장 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의 핵심인 HBM 생산을 늘리면서 D램 공급 부족이 심화하자,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 D램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낙수효과(Trickle-down Effect)를 누리는 수준이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을 갉아먹을 게 뻔해 보인다. 

시장 분석기관인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등 ‘빅 3’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D램 시장에서 중국 CXMT의 점유율이 8%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낸드 시장에서 1분기 주문량이 공급업체 생산 능력을 크게 초과하고 있음에도 메모리 제조사들이 D램 수익성에 낙관적인 전망을 유지하며 생산라인 일부를 D램으로 전환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낸드 플래시 증설 여력은 더욱 제한되고 있으며 타이트한 공급을 해소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관측했다. 우리가 달아나는 속도보다 중국이 따라붙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맹추격이 아닐 수 없다.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 반도체 지원 체계를 혁명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중국에 밀리는 재앙이 올 수도 있음을 각별 유념해야만 한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 양산을 계기로 K-반도체의 초격차 기술 우위를 확고히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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