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6-02-11 16:58 (수)
'제2의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6만여명분 유통·투약 판매…일당 검거
상태바
'제2의 프로포폴' '에토미데이트' 6만여명분 유통·투약 판매…일당 검거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6.02.11 16: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포장재에 부착된 바코드 등 고유 정보를 일일이 제거한 후 유통된 에토미데이트. (사진=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 /뉴시스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전신마취제 '에토미데이트'를 해외에 수출한 것처럼 꾸며 국내에 유통하고 불법으로 투약 판매한 일당이 대거 검거됐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는 11일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조직폭력배, 유흥업소 종사자 등에게 에토미데이트를 투약 판매한 불법 시술소 운영자 등 총 17명을 약사법 위반 혐의 등으로 입건하고 이 중 10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범죄수익 환수를 위해 현금 4900만원을 압수하고, 자동차 등 재산 합계 4억2300만원에 대해 법원으로부터 기소 전 추징보전 결정을 받았다.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의 허위수출 신고 및 탈세 사실에 대해서는 관세청 및 관할 세무서에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 A씨 등 2명은 지난 2024년 10월부터 2025년 6월까지 9개월 동안 점포 이외의 장소에서 에토미데이트 총 31만6000밀리리터(㎖) 분량 3160박스를 박스당 10~25만원에 조직폭력배 등 무자격자 3명에게 판매하고 4억여원을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A씨는 의약품 도매법인 대표의 지위를 이용, 정상적인 유통 경로를 가장해 에토미데이트를 대량 공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약사에서 조달한 에토미데이트를 베트남 등지로 수출한 것으로 위장하거나 본인이 모두 대표자인 두 개 법인 간 거래로 꾸미고, 실제 물건은 현금을 받고 중간 유통업자에게 넘기는 수법을 사용했다.

수사 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에토미데이트 포장재에 부착된 바코드 등 고유 정보를 일일이 제거한 후 유통하기도 했다. A씨가 암거래한 에토미데이트는 최대 6만3200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중간 유통책인 조직폭력배 B씨, 마약사범 C씨 등 3명은 각각 공급받은 에토미데이트를 박스당 30~35만원에 투약판매자에게 판매한 혐의를 받는다. 이 중 C씨는 수사 과정에서 필로폰 수수 투약 혐의도 함께 적발됐다.

이들로부터 에토미데이트를 공급받은 불법 시술소 운영자 D씨 등 12명은 강남 중심가에 의원과 유사한 피부클리닉 형태의 불법 시술소를 운영하거나 '출장 주사'로 앰플당 20만원에 중독자 44명에게 투약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에토미데이트가 마약류가 아니어서 적발돼도 중하게 처벌받지 않는다"고 설득하며 공범을 모집했다. 흰 가운을 입고 의사 행세를 하고 이를 보조할 간호조무사, 픽업 서비스를 제공할 운전기사까지 고용해 조직적으로 활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차명계좌를 사용하고 해외메신저인 텔레그램을 통해 예약제로 운영을 이어왔으며 주로 수면장애를 겪는 유흥업소 종사자들에게 응급 의료 장비를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투약 영업했다. 에토미데이트의 최초 조달 원가는 앰플당 3870원이었지만 투약 단계에서는 원가의 51.6배인 20만원에 판매됐다.

또 다른 판매업자 E씨 일당은 아파트나 빌라를 단기임대해 비밀 투약소로 악용하거나 중독자의 주거지 등에 방문하는 출장 주사 서비스를 제공했다. E씨 일당의 투약소에서는 19시간 동안 머물며 연속으로 에토미데이트를 투약받은 중독자가 적발됐다.

경찰은 의료용 마약류와 그 대용 약물인 에토미데이트에 대한 오남용 병·의원에 대한 수사를 이어오던 중 지난해 1월 "피부과 의원의 외관을 갖추고 에토미데이트를 투약해주는 불법 시술소가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여러 차례 압수수색과 증거분석, 피의자 추적 등 광범위하고 집중적인 수사를 통해 의약품 도매법인→중간 유통업자→투약판매업자로 이어지는 범행 전모를 밝혀내고 주요 가담자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또 경찰은 식약처와의 협업으로 에토미데이트를 오는 13일부터 마약류로 지정하는 데 기여했다. 지난해 12월 식약처가 주관한 '마약류 지정 심의위'에서 담당 수사팀장이 제약사의 반대에 대응하는 발표자 역할을 참여해 당일 심의 위원 전원 찬성을 이끌어냈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부터 '의사 등 마약류취급자'에게 구입·조제·투약·폐기 등의 취급 보고 의무, 잠금장치가 설치된 장소에 보관 등의 의무가 부과되며 위반 시 형사처벌 및 행정벌의 대상이 된다. 일반인의 단순 매수·투약·소지 등 규제대상이 아니었거나 과태료 처분 대상(약사법)이었던 행위도 모두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강선봉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 수사계장은 "앞으로도 전문화된 수사팀을 통해 의료용 마약류 등 의약물 남용 범죄에 대해 강도 높은 단속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