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월호 침몰로 아들을 잃은 부모가 자식의 시신이 바뀐 것을 뒤늦게 알고 시신 없는 빈소를 지키다가 진짜 아들을 찾아 영면의 길로 인도했다.
1일 오전 8시께 경기 안산제일장례식장에서 안산 단원고등학교 2학년 고(故) 이모(17)군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영정사진을 든 이군의 형(18)을 따라 유족들은 빈소에서 지하 1층으로 내려가 이군이 누워있는 영구차로 이동했다.
이군의 시신을 기다리며 지쳤던 어머니는 아들과의 이별을 앞두고 걸음조차 제대로 걷지 못했다. 어머니는 비통함에 눈물만 쏟았다.
잠수부들이 바다에 잠긴 세월호에서 이군의 시신을 찾지 못했으면 장례식도 치를 수 없을뻔 했다.
지난 22일 장례 도중 DNA 검사에서 이군의 시신이 다른 학생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어머니는 시신 없는 빈소를 1주일가량 지켰다.
다행히 28일 사고 현장에서 발견된 시신이 아들로 최종 판명되면서 부모는 그제서야 온전한 장례를 치를 수 있었다.
자식 잃은 것도 슬픈데 또 다시 아들의 시신을 찾아야 했던 부모의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머니는 "(시신을 찾아) 다행이다"고 했지만 가슴 속에는 깊은 한이 맺혔다.
유족들은 발인식을 마친 뒤 단원고에서 노제를 치르고 인천가족공원에서 화장, 평택 서호추모공원에 유골을 안장한다.
한편 1일 오전 8시45분 현재 안산 화랑유원지 내 정부합동분향소에는 세월호 사고로 숨진 단원고 학생 156명의 영정사진과 위패 154위, 교사 4명·일반 시민 18명의 영정사진·위패가 모셔져 있다. 학생 2명의 위패는 유족의 반대로 모셔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