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안산 세월호 침몰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의 추모 게시판에 정부의 미숙한 사고 수습과 대응을 비판하는 메시지가 넘쳐나고 있다.
30일 오전까지 게시판에는 분향소 개방 이틀만에 3000여장의 추모 메시지가 붙었고, 전 날 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사과에도 불구, 상당수 메시지는 정부의 무능함을 개탄했다.
이날 안산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출구 앞 추모게시판.
가로 10m가 넘는 대형 게시판에는 추모 글을 담은 메모지 3000여장과 근조 리본이 빼곡하게 달려있었다.
당초 희생자 또는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도록 한 곳이지만 추모객들은 애도의 마음과 함께 사고 수습 과정에서 느낀 정부에 대한 실망을 함께 표출했다.
한 30대 여성은 "이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하고 부패한 정부가 이 땅에 있게 해서 미안해요. 절대 그들을 용서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쓰고 갔다.
또다른 추모객은 희생자들에게 "사람에 대한 존엄과 예의가 넘치는 나라에 다시 태어나거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남겼다.

한 추모객은 "수 백명의 아이들을 죽이는 나라는 망하는 나라다. 이 망하는 나라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다음 생에선 대한민국에 태어나지 말길…' '너희들을 살리지 못한 대한민국을 원망할래' '지도자·책임자 각성하라. 온 국민이 분노하노라' 등 노골적인 정부 비판 메시지도 눈에 띄였다.
앞서 박 대통령은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번 사고로 많은 고귀한 생명을 잃게 돼 국민 여러분께 죄송스럽고 마음이 무겁다"며 사과했다.
그러나 세월호 참사로 자녀를 잃은 단원고 학생 유가족은 "실천과 실행 없는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며 수용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