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침해 생기부 기재 방안, 확정되지 않아"
"학맞통, 교사 부담 감소 제도…인력·예산 지원"
"새학기부터 구체적 변화 보여드릴 수 있기를"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교사의 정치기본권과 관련해 "(교사의) SNS에서의 '좋아요' 정도가 실제로 학생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교실 밖에서도 학생들이나 학부모들이 교사의 SNS를 얼마든지 볼 수 있는 만큼 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교사가 특정 종교를 갖고 있다고 해서 그 아이들이 그 종교의 영향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같이 답했다.
최 장관은 "SNS 활동 역시 선거법상 일반 국민도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지만, 과도한 비난이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주장은 다른 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지 않느냐"라며 "교사가 SNS를 한다고 해서 (학생·학부모가) '우리 선생님이 어디에 가입했나'를 찾아보고 아이들이 '나도 따라 해야지'로 이어진다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또 "특히 학생들에게 민주시민으로서 정치를 어떻게 주권자로 참여할 것인지를 가르쳐야 하는데, 고3 학생들의 상당수가 이미 유권자"라며 "유권자로서 정당 가입도 가능하고 다양한 정치 활동도 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정책에 대한 찬반 토론을 가능하게 하되 매우 조심스러워야 하는 현재의 분위기 속에서도, 정책에 대해 간단한 댓글로 의견을 표현하거나 특정 정책에 대해 '좋아요'를 누르는 정도의 최소한의 자기 표현은 기본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장관은 "국회에서도 관련 입법안이 여러 건 논의 중이고, 대통령께서 언급한 '국민적인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추가적인 공론화 과정도 진행될 것"이라며 "그 과정을 통해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는 결정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권 침해 대응과 관련해서는 "처벌을 강화하고 교사를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지만, 이를 학생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반대 의견 가운데에는 교육의 본질이 아이들이 일정한 과정을 거쳐 회복하도록 돕는 데 있는데, 교사가 학생을 고발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학교 폭력의 경우에도 생활기록부 기재가 폭력 감소로 이어지기보다는 대학 진학 등 진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학부모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만큼, 과연 바람직한 방식인지에 대한 의견이 적지 않아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시행 예정인 학생맞춤통합지원법과 관련해서는 "해당 법의 본래 취지는 교사 개인이 학생 지원을 전담하는 방식이 아니라, 학습·복지·건강·진로 상담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필요한 지원을 관계 기관이 협력하도록 구조화해 교사의 부담을 줄이자는 데 있었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시범학교 우수 사례 발표 과정에서 교사의 헌신과 희생을 전제로 한 활동이 강조되면서, 현장에서 부정적인 여론이 급속히 확산됐는데, 1월 예정된 전국 교육장 연수에서 현장에서 설명드릴 예정"이라며 "우려하는 인력과 예산 문제를 시·도교육청과 함께 준비하고, 교육지원청에 학생 맞춤 통합 지원센터를 설치해 학교 차원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복합적인 지원이 필요한 학생들을 지역과 연계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와 대입제도 개편 논의에 대해서는 "미비점을 보완하는 것과 함께 학부모와 국민 전체의 공감대를 최대한 끌어내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교육위원회의 공론화 과정에서 보완 요구가 나오면 교육부가 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4세·7세 고시 등 사교육 대책과 관련해서는 "국내 사교육의 상당 부분이 대학 입시와 연계돼 있는 만큼, 경쟁을 완화하는 방향의 장기적 대응책을 교육부와 국가교육위원회가 함께 논의해야 한다"며 "아직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해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재명 정부의 교육정책 체감도가 낮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현장 교사 출신 장관이 취임 100일이 되도록 무엇을 했느냐'는 목소리가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1월 1일부터 조직 개편이 이뤄지고 나면, 현장 요구에 부응하는 사업을 본격 추진하게 될 것이며 새 학기부터는 구체적인 변화를 보여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