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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첫 4,220대 돌파에 ‘역대급’ 신용융자, ‘빚투’는 신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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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사상 첫 4,220대 돌파에 ‘역대급’ 신용융자, ‘빚투’는 신중해야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5.11.04 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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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 박근종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며 코스피(KOSPI)가 지난 11월 3일 2.7% 넘게 뛰어올라 사상 처음으로 4,200선을 돌파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114.37포인트(2.78%) 오른 4,221.87에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수는 전장보다 15.86포인트(0.39%) 오른 4,123.36으로 출발해 상승 폭을 키웠다. 한때 4,221.92까지 올라 지난 10월 30일 기록한 장중 기준 역대 최고치(4,146.72)도 경신했다. 코스닥(KOSDAQ)지수는 전장보다 14.13포인트(1.57%) 오른 914.55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가 전인미답(前人未踏)의 ‘사천 피(코스피 4,000포인트)’ 달성 이후에도 숨 고르기 장세 없이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 10월 27일 4,000선을 처음 넘어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코스피가 4,100을 돌파한 건 4거래일 만이었는데 4,200까지 돌파하는 데 딱 하루가 필요했을 뿐이다. 지난 11월 3일 코스피는 2.78%, 114.37포인트 오른 4,221.87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상승을 주도한 건 역시 반도체 종목이다. 삼성전자는 3.35% 오르며 전 거래일 대비 3,600원이 오른 11만 1,100원에 달했고, SK하이닉스도 10.91% 급등하며 전 거래일 대비 6만 1,000원이 오른 62만 원에 거래됐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에 대한 낙관론에 더해, 지난주 방한한 세계 1위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NVIDIA)’의 ‘젠슨 황(Jensen Huang │ 黃仁勳)’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회사를 협력 파트너로 강조한 게 상승 재료로 작용했다. 엔비디아가 국내 기업과 정부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한다고 발표한 게 AI 생태계 확장 기대감을 형성하며 네이버도 2.62% 올라 27만 4,500원에 거래되었고, 현대차 주가도 0.52% 오른 29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 등의 호재가 이어지며 나타나는 현상이다. 주가는 오름세를 타기 시작하면 계속 오를 거라는 기대가 확산하는데 지금이 그런 국면으로 보인다. 향후 주가 예측은 불가능하지만, 단기 급등 뒤에는 급락 가능성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올해 코스피 상승률은 무려 76%에 이른다. 미국 나스닥(NASDAQ)지수는 물론 금값 상승률보다 높다. 최근 주가 상승은 국내 증시가 2~3년간 장기 조정 국면을 거친 이후 정상화 과정으로 볼 수도 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 해소, 새 정부의 자본시장 육성 정책 강화, 관세 리스크 완화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이 우호적으로 변한 데다 미국 ‘빅테크(Big tech)’ 중심의 인공지능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호황 사이클 진입 등에 힘입은 바 크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국내 증시가 이렇게 파죽지세(破竹之勢)로 오르자 해외로 떠났던 투자자들도 돌아오고 있다.

증권사에 미리 넣어두는 대기 자금인 ‘예탁금’은 처음으로 85조 원을 돌파했고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이른바 ‘빚투(빚내서 투자)’를 뜻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4년여 만에 25조 원을 넘어섰다. 주식투자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연초 54조 원대에서 10월 말 85조 원대로 30조 원 이상 늘었다. 그러나 증시가 과열 국면에 들어서면 예기치 않은 변수의 영향으로 조정을 받거나 급락할 수도 있는 만큼 그럴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자기 자금으로 투자하는 경우는 위험성이 덜하지만 빚을 내 투자하는 ‘빚투’ 경우에는 큰 손실을 당할 우려가 있다. 그런 측면에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신용융자)’가 사상 최대치에 육박한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지난 11월 3일 금융투자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31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5조 5,2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중 최고치이면서 사상 최고치인 지난 2021년 9월 13일의 25조 6,540억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 9월 말 기준 약 23조 5,000억 원이었던 잔고가 한 달 만에 2조 원 넘게 늘어난 것이자 연초 15조 8,000억 원보다 10조 원 가까이 증가했다. 신용융자는 주가가 급등했던 2021년 연평균 23조 원까지 증가했다가 2022~2024년에는 15조~17조 원 수준이었다. 신용융자는 주가 상승기에는 수익을 올리는 수단이 될 수 있으나, 주가가 예측과 다르게 움직이는 경우 손실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신용융자를 통해 산 주식은 대출 담보로 제공되는데,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강제로 처분(반대매매)해 손실이 크게 날 수 있는 탓이다.

작금의 코스피 급등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맹목적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금의 코스피 급등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맹목적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주 엔비디아·삼성전자·현대차 3사 CEO의 ‘치킨 회동’ 이후 국내 증시에서 형성된 AI 모멘텀(Momentum │ 동력)이 중장기적으로 국내 증시가 추가적 레벨업(Level up │ 상승)을 할 수 있도록 잠재력을 제공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지난주 후반 관련 수혜주들의 주가 폭등에 선제적으로 반영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가 주식투자를 위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린 뒤 변제를 마치지 않은 금액을 말한다. 다시 말해 주식을 사기 위해 빚진 금액이다.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난다. 다만 신용거래융자를 통해 산 주식은 대출 담보가 돼,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값어치가 떨어지면 증권사가 담보 추가를 요구하다 해당 종목을 강제로 처분(반대매매)해 손해가 크게 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금융투자협회와 한국거래소는 최근 청년층과 50·60대 이상을 중심으로 신용융자가 크게 늘었다며 “상환 능력을 초과하는 과도한 ‘레버리지(Leverage│지렛대)’ 거래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서는 ‘빚투’는 절대적 금물임을 명심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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