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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이응근·이일준 "불구속 재판받게 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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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조작 의혹' 삼부토건 이응근·이일준 "불구속 재판받게 해달라"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10.13 16: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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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위 홍보로 주가 올린 혐의로 구속기소
이응근 “이일준 등 어떤 공모했는지 몰랐다”
▲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 이일준 삼부토건 회장이 지난 7월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뉴시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할 것처럼 허위 홍보를 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응근 삼부토건 전 대표와 이일준 전 회장이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받게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한성진)는 13일 오전 11시부터 이 전 대표와 이 전 회장의 보석심문 기일을 연이어 진행했다.

보석은 일정한 보증금의 납부를 조건으로 구속 집행을 정지함으로써 수감 중인 피고인을 석방하는 제도로, 재판부가 보석을 인용할 경우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된다.

앞서 법원은 지난 7월 도망 및 증거 인멸 염려를 이유로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후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두 사람을 재판에 넘겼다.

이 전 대표 변호인은 이날 심문에서 "신경영진은 의사 결정에 피고인을 참여시키지 않아 소외됐다"며 "피고인은 누가 주가 부양을 주도했고 어떤 공모가 있었는지 전혀 모르는데 일련의 계획을 알지 못한 채 개별 행위를 단편적으로 행한 피고인에게 죄를 묻는 것은 너무나 억울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증인으로 나올 직원들과 피고인과 이해관계를 달리하고 있어 증거인멸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특검 측은 이 전 대표 측 주장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삼부토건에 넓은 인적 관계가 형성돼 있고 다양한 방식으로 공범 조성옥 전 회장 등과 같이 불리한 증언한 직원들과 우회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특검 측은 이 전 대표와 이 전 회장 등이 공소사실을 공통적으로 부인하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특검 측은 "공소사실 입장 자체가 공통으로 하고 있어서 기본적인 이해관계를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불구속 재판을 받으면 회유 우려가 상당하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법정에서 "회사가 잘 됐으면 하는 취지에서 신경영진과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을 하면서 수주를 하는 등 잘 되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에서 출장을 갔던 것이 주가와 관련돼 있는지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그는 "회사에 있는 어떤 직원들하고도 접촉하지 않을 것을 이 법정에서 맹세한다"며 "제 일생 모든 것을 바쳐서 성실히 재판에 임하겠다"고 재판부에 보석을 요청했다.

이 전 회장 변호인도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다고 주장하며 재판부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고 했다.

이 전 회장 측은 "특검 수사 결과 김건희 여사와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일면식도 없고 회사의 정상화를 노력하다 빈털터리로 쫓겨난 피고인만 재판받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범 조 전 회장은 구속영장 기각 이후 영장 재청구는 물론 기소도 안 됐다"며 "공범은 기소도 안 된 상태에서 피고인만 재판받게 하는 것은 형평에 반한다"고 호소했다.

이 전 회장 변호인은 "피고인은 주가 조작 사건에서 보기 어려운 행동 양상을 보였고 개인적으로 취한 이득도 없다"며 "무죄를 다투는 피고인이 도주하면 범행을 인정하는 것이 돼 도주 우려도 없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 전 회장 측 주장에 대해서 "실체적 진실을 밝히기 위해서는 증인신문이 중요한데 만약에 피고인이 보석돼 불구속으로 공판을 진행하면 주요 증인들과 접촉해 불리한 진술들을 번복시키기 위한 회유의 염려가 상당하다"고 반박했다.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득이 없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인이 매매 차익으로 유상증자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사채 등으로 자금을 마련했어야 했던 상황"이라며 "피고인은 이를 도외시하고 개미들 자금을 이용해 위기를 극복하고 경영권을 유지하던 상황으로 전혀 합리적이지 않은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 전 회장은 "저는 김건희 여사나 이종호 전 대표를 전혀 알지 못한다"며 "이 사건으로 단돈 10원도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것이 없고 제 가족, 친척, 저를 아는 지인 등 누구든 이득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제가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연휴 때 사건 기록을 2번이나 읽었지만 제가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모르겠고 사건 기록 어디에도 제가 MOU 체결이나 허위 보도자료 작성에 관여했다는 내용이 한 군데도 없다"며 "죄 없이 감옥살이를 하고 있고 하루하루 지옥이다. 제발 억울함 없도록 해달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날 심문기일을 마치고 추후 이들의 보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삼부토건은 각종 MOU를 맺은 그해 '우크라이나 재건 테마주'로 부상하면서 1000원대였던 주가가 2개월 후 5500원까지 치솟았다.

특검은 이 과정에서 이 전 회장과 이 전 대표, 조 전 회장, 이기훈 전 부회장 등이 공모해 챙긴 부당이득이 36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회장과 이 전 대표 측은 주가조작과 관련된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이다. 이들은 오는 31일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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