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9-16 16:55 (화)
해경 순직 사고 당일 '휴게시간 허위 작성' 의혹
상태바
해경 순직 사고 당일 '휴게시간 허위 작성' 의혹
  • 박두식 기자
  • 승인 2025.09.16 16: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규정 위반 숨기려 근무일지 허위기록 의혹
6시간 아닌 순직 해경 근무일지에는 3시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순직한 이재석(34) 경사의 소속 파출소가 근무일지를 실제와 다르게 작성한 정황이 파악됐다.

16일 더불어민주당 문대림 의원실이 공개한 영흥파출소 근무일지에는 지난 10일 야간 당직 근무자 6명이 3명씩 두 조로 나눠 3시간씩 휴게시간을 갖도록 기재돼 있었다.

기록에 따르면 이 경사와 동료 2명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나머지 3명은 오전 1시부터 오전 4시까지 휴게로 적혀 있다.

그러나 동료 대원들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실제로는 6시간 휴게를 지시받았다"며 "이 경사의 경우 오후 8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쉬는 것으로 배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록과 진술이 엇갈리면서 파출소가 규정 위반을 피하려고 근무일지를 허위로 작성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현행 해양경찰청 훈령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은 8시간 근무에 1시간, 야간에는 최대 3시간까지 휴게를 허용한다.

당직 근무 시에는 휴게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배치하는 것이 통상적이라는 게 해경 내부 설명이다.   

이 경사는 당직 팀장과 함께 근무하던 중 지난 11일 새벽 2시7분께 드론 순찰 업체로부터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파출소 내 근무자 상당수가 휴게에 들어간 상태여서 이 경사가 단독으로 출동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곧바로 순찰차를 몰고 현장으로 이동해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발견했다.

그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이 착용하고 있던 외근용 부력조끼를 벗어 입혀주고 함께 빠져나오려 했지만 급격히 차오르는 물살에 휘말려 고립자를 먼저 구조한 뒤 홀로 실종됐다.

결국 수 시간의 수색 끝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으나 숨을 거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