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4차 조사…이종섭 호주대사 임명 과정도 조사

해병대원 순직사건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순직해병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이명현)이 사고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오는 28일 이용민 전 해병대 포7대대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다.
정민영 특별검사보는 27일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서 정례브리핑을 열고 "채수근 상병 사망 사건과 관련해 이 전 대대장을 내일 오전 9시30분부터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받는 이 전 대대장은 채 상병이 물에 빠져 실종됐던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진행된 실종자 수색작전을 지휘했다.
특검팀은 이 전 대대장을 상대로 수색작전 당시 해병대원들이 구명조끼 등 안전장비 없이 수중수색에 투입된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이 전 대대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먼저 전우를 지켜주지 못하고 부하를 잃은 지휘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번 특검 조사에 있는 그대로 정직하고 성실하게 답변하겠다"고 했다.
이 전 대대장의 변호인인 김경호 변호사는 "이 전 대대장이 자신의 과실을 인정함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의 본질은 현장 지휘관의 합리적 판단을 억누른 상급자의 위법한 지휘권 행사에서 찾아야 한다"며 "그의 과실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불가항력적 상황이 반드시 고려되어야만 한다"고 했다.
특검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박상현 전 7여단장, 최진규 전 포11대대장 등 현장 지휘관들을 잇따라 소환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업무상과실치사 혐의 조사와 관련해 피의자 및 참고인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 특검보는 "이 사건을 맡아서 진행하는 입장에서 조금 다른 시각으로 사건을 보고 당사자 입장을 다시 확인할 필요도 있다"며 "수사를 진행하면서 확인하게 된 다른 내용들도 당사자한테 물어야 할 필요도 있다. 기록이 워낙 많다 보니 점검할 부분과 새롭게 나올 부분, 확인이 안 됐다고 여겨지는 부분을 확인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정 특검보는 국회의 특검법 개정 논의에 대해 "수사인력 증원과 수사기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고 일부 반영된 것 같다"면서 "특검팀 입장에선 인력이 빨리 보강되는 것이 중요해 개정이 빨리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했다.
특검팀은 이날 박정훈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 대한 4차 참고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 대령은 이날 오전 9시52분께 서울 서초구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대령은 '추가 조사 전망도 나오는데 수사단장 직무와 병행하기 어려움이 있지 않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수사단장 직무나 특검의 조사에 협조하는 것이나 다 제가 해야 할 소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선 2023년 7월 31일 이후 상황에 대한 사실관계를 전반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앞선 조사에서 2023년 7월 3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격노한 상황까지 상황을 다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특검팀은 이날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주호주대사 임명 과정 수사를 위해 참고인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