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직무대행자로 탄핵 소추 대상…정당성 문제 없어”

더불어민주당이 25일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선임을 막기 위해 이상인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면서 방통위 부위원장이 탄핵 대상이 되는지 안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의힘은 부위원장은 기관장이 아니기 때문에 탄핵 소추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반면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이 방통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므로 탄핵 대상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이 부위원장 탄핵소추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후 의안과에 제출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현 의원을 비롯해 민주당 의원 170명이 발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이 상임위원 5인 중 4인이 임명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독으로 공영방송 임원 선임을 위한 지원서류 접수, 국민의견수렴, 결격 사유 조회 등 절차를 진행한 것을 탄핵 사유로 들었다. 방통위 위원장 직무대행으로서 통상적인 업무만 집행할 수 있는데 직권을 남용했다는 것이다.
또 5인의 상임위원 중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규정한 방통위법에도 2인 구조로 의결을 강행한 행위,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과 직접 관련된 자료의 제출을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점도 탄핵 사유로 제시했다.
이번 탄핵 추진은 이 부위원장의 직무를 정지시켜 다음 달 만료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진 선임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위원장 직무대행 역할을 하는 이 부위원장이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임명 전 공영방송 임원 선임을 밀어붙일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부위원장이 헌법이 정한 탄핵 대상인 ‘행정각부의 장’에 포함되는지를 두고 논란 여지가 있다.
국민의힘은 이상인 부위원장은 탄핵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이 부위원장 탄핵 시도에 “부위원장은 탄핵 대상이 아니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탄핵 대상은 방통위법에 기관장에 대해 할 수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 부위원장이 현재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만큼 탄핵 대상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직무대행자는 방통위원장의 직무를 대행하므로, 방통위원장의 지위에 따른 권한을 행사함과 동시에 그 권한행사에 따른 책임도 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조직법 제7조에 따라 차관이 장관의 직무를 대행할 경우, 차관이 직무대행업무를 수행 중 헌법 및 법률을 위배한다면 국회가 장관의 직무를 대행하고 있는 차관을 탄핵소추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