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끝 시린 계절이다. 산과 바다 등 공기가 좋은 곳을 찾아 ‘힐링여행’을 떠나던 캠핑족에게 찬바람은 야속하기만 하다. 결국, 가족·친구들과 함께 옹기종기 모여앉아 뜨거운 어묵 국물로 속을 달래며 따뜻한 계절이 오기를 기다린다.
‘캠핑’ 기분을 느끼며 가볍게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도심의 캠핑테마 포장마차 ‘캠핑포차’가 뜨고 있다. 추위에 발이 묶인 캠핑족에게는 아쉬움을 덜어낼 수 있는 공간이다. 지친 도시인들의 힐링 장소로 안성맞춤이다.
서울 화곡동 1107-3번지에 자리 잡은 ‘캠핑포차 강서구청 직영점’02-2693-7982은 입구에 텐트, 타프, 랜턴 등을 설치해 캠핑장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내부도 잔잔하게 깔린 어두운 조명과 야외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캠핑용품, 발밑에 밟히는 자갈들이 잘 어우러져 깊은 산 속에 와있는 듯 착각마저 들게 한다.
이곳을 찾는 이들은 다양한 구성이다. 20~50대로 연령층도 폭넓다. 지난해 10월26일 오픈했지만 주말에는 밖에 서서 기다릴 정도로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텐트 의자에 착석, 자리를 잡으면 인원에 맞는 날계란을 가져다준다. 캠핑장에서와 같이 앞에 놓인 가스레인지에 불을 켜고 프라이팬에 직접 프라이해 먹으면 된다. 급식판 샐러드, 프루트 칵테일도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주메뉴는 캠핑 철판구이다. 2만원으로 새우, 목살, 삼겹살, 소시지, 호박, 버섯, 떡 등 해산물과 육류, 채소가 푸짐하게 초벌구이돼 나온다. 펜션이나 캠핑을 갔을 때 근처 마트에서 파는 것들을 업그레이드했다. 한 두 차례 뒤집으면 따뜻한 상태로 바로 먹을 수 있다. 2명이 먹으면 배가 불러 남길 정도로 양이 푸짐하다. 버터 향기가 함께 풍겨 나와 고소함이 느껴져 계속 젓가락이 간다.
강서구청 직영점은 다른 곳과 달리 캠핑장 느낌이 나도록 숯불을 피워준다. 또 캠핑용품으로 가져다 놓고 버너를 이용해 먹는 방식이 아니라 테이블을 특수 제작해 직접 철판에 올려놓고 먹을 수 있도록 했다. 투박할 수 있는 철판의 크기를 슬림하게 줄이고 작은 테이블을 붙여 먹는데 불편이 없다.
캠핑 아이스박스 세트를 구매하면 캠핑 철판구이와 함께 소주 1병, 캔맥주 4캔, 음료수 1캔을 아이스박스에 담아서 준다. 3만5000원. 추워지면서 캠핑 짬뽕탕(1만6000원)을 찾는 손님도 늘어나고 있다. 매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에 각종 해물과 야채가 풍덩 빠져 있다. 안주나 식사와 함께 즐기기에도 좋다.
어린 시절 교실에서 먹던 양은도시락에 반숙계란, 볶음김치 등이 들어간 ‘추억의 도시락’은 3000원이다.(공기밥 1000원·셀프주먹밥 3000원)
군대의 추억에 젖은 남성이라면 오랜만에 반합라면(3000원)을 맛보든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캠핑포차’라는 이름에 걸맞게 이곳에서는 캠핑에 어울리는 메뉴들이 먹음직스럽다. 일반 술집에서 먹는 튀김(1만5000원), 치킨(1만4000원) 같은 안주들은 부실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실내 12테이블, 실외 4테이블 등 16개 테이블로 이뤄졌다. 여름에는 실외 텐트를 걷어내고 테이블을 조금 더 갖출 예정이다. 월~목요일과 일요일에는 오후 5시부터 오전 3시, 금~토요일에는 오후 5시부터 오전 5시까지 운영한다. 주차는 1~2대만 가능할 정도로 협소하니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