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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원부자재 구입비 상승…식탁물가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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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 급등에 원부자재 구입비 상승…식탁물가 치솟아
  • 뉴시스
  • 승인 2022.09.1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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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00원 턱밑까지 치솟아…식품기업, 환손실 불어나
해외 수입 의존도 높은 사료·밀가루 등 구입비 증가로 고민↑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환율이 표시되고 있다. /뉴시스

1400원대로 치솟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올 하반기 식탁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원화 약세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식품 기업의 원부자재 구입 부담이 커졌고 이는 제품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바이든 행정부가 올 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달러 강세 현상을 용인할 수 있는 만큼 연말까지 환율 상승은 불가피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 16일 전날보다 5.3원 오른 1399.0원에 개장했다. 3거래일 연속 연고점을 찍었고 장중 고가 기준으로 2009년 3월 31일(1422.0원)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환율 상승에 식품 업계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수입 원부자재 구매 타이밍을 늦추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이 식품 업계 설명이다.

구매 시기를 늦춘다고 해도 환율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하며 원부자재를 들여오는 상황을 직면할 수 있어 ‘환율 상승폭 만큼 앉아서 돈을 까먹고 있다’라는 푸념도 들린다.

올해 1월 3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은 1191.8원 수준에 거래됐다. 최근 가장 높은 상승세를 보인 원·달러 환율 1394.8으로 계산하면 올 초 대비 200원 가량 높아진 셈이다.

가령 A사의 경우 올해 경영계획 수립시 기준 원·달러 환율을 1290원으로 설정했는데 모든 변수가 일정하다는 전제로 10%(129원) 오를 경우 연결회사의 세후 이익은 148억1310만원의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즉 환율이 1410원을 돌파할 경우 환율 변동에 따른 연간 손실액이 연간 148억원에 달하고 환율 상승에 따른 원부자재 구입 비용 등을 더할 경우 유·무형의 손실액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환율 상승에 따른 식품 분야별 영향을 살펴보면 먼저 국내 축산업 분야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사료용 곡물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해 환율 상승에 따른 후폭풍이 가장 먼저 나타나기 때문이다. 

사료용 곡물 수입 단가 상승은 돼지고기를 비롯해 닭고기·소고기 등의 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 육류 가격 상승은 이를 가공한 햄·소시지 등 가공식품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고 외식 업계도 원가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 발생한다.

대한제분과 CJ제일제당, 삼양사 등 밀가루 제조사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국내 제분 업계는 밀가루 주원료가 되는 소맥을 대부분 미국과 호주에서 구매하는데 최근 국제 밀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며 구입비 부담이 크게 늘고 있어서다.

밀가루 제조사의 경우 국제 밀 가격 동향을 살피며 B2B(기업간 거래) 제품 공급 단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밀가루를 공급하고 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은 밀가루 가격에 고스란히 반영될 수 밖에 없다.

밀가루 가격 상승은 과자·빵·라면 등 주요 가공 식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미 제품 가격을 올린 기업들도 원가 부담이 심화되며 수익성이 급속도로 훼손될 경우 또 다시 제품 가격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들린다. 

증권가에서는 환율 상승이 올 연말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으며 국내 식품 업계의 마진 하락 현상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과 행정부는 자국의 중간 선거를 앞두고 물가 안정을 위해 달러 강세 기조를 용인할 수 있다”며 “겨울철 유로화 약세 심화 등을 고려할 때 환율의 유의미한 방향성 전환은 연말까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은 금융 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에 따른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 현상은 대부분의 국가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고 했다. 이어 “단기간 달러 강세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음식료품 업종은 마진 하락 현상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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