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짓는 제2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설비 건설을 위해 대규모 인력을 채용하고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간다.
최근 복권 이후 글로벌 경영을 재개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착공식 참석 가능성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재회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29일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법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등은 이달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이틀간 테일러시의 윌리엄슨 카운티 엑스포센터에서 '테일러 건설 현장 취업 박람회'를 개최한다.
삼성 측은 취업 박람회에서는 협력사에 건설 계획 등을 공유하고, 하청업체를 통한 현장 채용도 진행한다. 테일러 공장은 터파기를 마치고 기초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런 가운데 현지에서 열린 취업 박람회는 본격적인 공사에 필요한 인력들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일각에서는 파운드리 착공식이 임박했다는 신호탄으로도 해석한다.
일단 착공식이 열리면 이 부회장이 참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파운드리는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정한 핵심 사업 중 하나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9년 4월30일 삼성전자 화성캠퍼스에서 "메모리에 이어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도 확실히 1등을 하도록 하겠다"는 이른바 ‘시스템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한 바 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열린 부지 선정 발표 기자회견에는 김기남 당시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현 종합기술원 회장)이 참석했으나, 착공식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모습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
단 이 부회장이 복권 후에도 삼성물산 부정회계 및 바이오로직스 부당합병 혐의 등 재판으로 주 1회 재판에 출석하고 있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것은 변수다.
하지만 내달 추석 연휴 기간에는 재판이 열리지 않는다. 이 기간 이 부회장이 미국 출장에 오를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만큼, 착공식이 이 기간에 열릴 수 있다.
만일 이 부회장의 미국행이 결정되면, 그와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재회도 관심사다.
미 의회와 행정부는 최근 반도체 산업 지원용 '반도체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을 통과·서명시키는 등 반도체 공급망 재편을 위한 '반도체 외교'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파운드리 공장 착공식에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된다면 지난 5월 바이든 방한 이후 4개월 만에 재회하는 것이다. 당시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첫 일정으로 삼성전자 평택 반도체 공장 방문으로 정한 것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도 현지에서 열리는 착공식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직접 만나 '한미 경제안보 동맹'의 가교 구실을 할 것이라는 추측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아직 착공식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이 부회장의 일정에 대해서도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