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8시간에 걸친 사장단 회의에 이어 사업 부문별 경영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유럽 출장서 귀국한 직후 개최되는 회의로 이 부회장의 시각이 담긴 해법에 맞춰 기술력 향상을 위한 목표 설정과 조직 문화 개선 등 후속 조치가 논의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1~23일 IT·모바일과 소비자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과 27~29일 반도체를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에서 상반기 전략회의를 진행한다.
이번 상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에서는 ▲공급망 교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첨단 기술 경쟁력 ▲인재·조직문화 개선 등과 관련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부회장은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부회장이 유럽에서 돌아와 위기대응, 기술, 인재 등을 강조한 후 전략회의가 열리는 만큼 경영진들의 사업 현황 재점검과 대응책 마련이 논의될 전망이다.
삼성은 글로벌 경영전략회의 돌입을 하루 앞두고 경기도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회의를 긴급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7시 반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넘게 진행됐다.
이날 사장단 회의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을 비롯해 최윤호 삼성SDI 사장, 황성우 삼성SDS 사장,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 전자 관계사 경영진 25명이 참석했다.
사장단 회의에서도 이 부회장이 강조한 기술과 인재 그리고 상생이 집중 논의됐다.
한 부회장과 경 사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 안목으로 변화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부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은 유연한 조직문화와 기술력·우수 인재 확보라고 판단했다. 이를 사장단을 통해 전달하고 각 사업 부문별 수장들이 전략회의를 거쳐 후속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에서 돌아와 기자들과 만나 "한국에선 못 느꼈는데 유럽에선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가 더 느껴졌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의 여러가지 혼돈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데 삼성이 할 일은 좋은 사람 모셔오고, 조직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유연한 문화를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부회장은 "(유연한 조직 문화 구축) 이후 그 다음에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도 기술, 두 번째도 기술, 세 번째도 기술"이라고 기술력을 통한 초격차 확보를 예고했다.
사장단 회의를 통해서도 '기술로 한계를 돌파해 미래를 선점하고 우수인재 확보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놓은만큼 이에 맞춰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기술력 향상에 대한 구체적 목표 설정과 이 부회장이 언급한 유연한 조직 문화를 위한 쇄신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 "이 부회장이 유럽에서 들고 온 해법에 맞춰 체계를 갖추고 '뉴삼성'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