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7-08 16:37 (화)
[대치동르포]어려운 수능에 수시 '올인' 늘었다…논술 학원가도 북적
상태바
[대치동르포]어려운 수능에 수시 '올인' 늘었다…논술 학원가도 북적
  • 안호균 기자
  • 승인 2013.11.17 11: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첫 선택형수능에 '수시논술'로… 수강생 50% 증가

2014년도 대입 수학능력 시험이 예상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원가가 북적이고 있다. 논술 고사로 수능 점수를 만회하려는 학생들이 몰린 것이다.

15일 오후 2시 '사교육 1번지'로 불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은마아파트 입구 사거리를 중심으로 20~30곳의 논술 학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학원 앞에는 수능 시험을 본 고3 수험생들과 재수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재수생 한영범(20)씨는 "수능 시험을 잘 못 봐서 정시는 힘들 거 같아 수시를 과감하게 지원했다"며 "경쟁률이 30대 1 정도 되는데 논술이 당락을 좌우하기 때문에 하루에 7~8시간씩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능이 A·B형으로 출제돼 합격선 예측이 어려워 고3 때보다 수시에서 승부를 보려는 학생들이 많아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치동 논술 학원들은 수능 시험이 끝난 지난 8일부터 몰려드는 수험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논술 강의는 대부분 접수 시작과 동시에 마감됐다.

지난 몇 년간 정부의 논술 축소 정책으로 논술 학원의 인기가 점차 시들해지는 추세였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논술고사에 대한 의존도가 강하다는 게 학원가의 분석이다.

대치동 A 논술학원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수강생 수가 계속 하향 곡선이었지만, 올해는 논술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며 "지난해보다 수강생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전했다.

대형 학원은 하루 50개 이상의 학교별 논술 강좌를 운영하고 한 반에 50~100명 정도의 학생이 수업을 듣는다. 학생들은 논술의 중요도가 올라간 만큼 수업 분위기도 이전과는 크게 다르다고 말했다.

재수생 차민정(20·여)씨는 "지난해에는 수능 끝나고 특별히 할 것도 없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논술 강의를 듣는 친구들도 많았는데 올해는 수업 듣는 학생들도 모두 죽기 살기로 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논술 업계는 정시 모집보다 수시 모집을 노리는 학생들이 늘면서 논술 시험에 응시한 학생들도 지난해보다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입시 전문가들도 올해의 경우 논술 고사에 '올인'하는 학생들이 늘었다고 입을 모은다.

이투스 청솔 오종운 평가이사는 "수능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학생들이 정시로 가면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게다가 올해는 선택형 수능이 도입돼 정시 합격선 예측이 어렵워서 가능하면 수시에 끝내고 싶어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오 이사는 "이번 주말 치러진 고려대와 한양대 논술을 겨냥한 5일짜리 단기 강좌도 대부분 일찌감치 마감됐다. 올해는 논술 학원가가 확실히 활황세라고 보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김기한 메가스터디 연구소장은 "학생들이 수시로 못 가면 정시로 가면 된다는 생각으로 상향 지원을 하는 경향이 강한데 시험 성적이 생각처럼 나오지 않자 논술에 '올인'을 하게 되는 것"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