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고 이해…길어지진 않길 바란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이 7일부터 평소보다 2시간 가량 늦은 오전 11시에 배송 출발을 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시민들은 대체로 “사회적 합의가 빨리 이뤄지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7일 노조에 따르면 이날부터 조합원 6500여명은 택배 분류작업을 중단하고 오전 9시 출근, 11시 배송출발 단체행동을 실시한다.
노조는 “분류작업은 택배사의 몫이며 이를 통해 노동시간 단축이 이뤄져야 한다”며 “장시간 분류작업을 택배노동자 업무에서 제외해 노동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과로사 방지 대책의 핵심이지만 여전히 대다수 택배노동자들은 직접 분류작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출근 시간을 2시간가량 늦추고 개인별 분류된 물품만 사측으로부터 인계받아 차량에 적재해 배송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민들은 대체로 “불편하긴 하겠지만 빨리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서 배송문제도 해결되길 바란다”는 의견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 사는 강모(34)씨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으니 하는 것이리라고 생각한다”며 “안 그래도 강동구 쪽 아파트에서 배송차도 못 들어가게 해서 힘들다고 들었는데 기본은 지켜달라고 아우성 치는 게 아닐까”라고 주장했다.
주부 조모(46)씨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어서 최근 사료를 시켰는데, 미리 시킨거라 조금 늦어도 괜찮다”며 “빨리빨리 문화가 있어서 택배도 빨리 오는데 그게 다 기사들 노고 덕분”이라고 언급했다.
콜센터에 근무하는 박모(39)씨는 “택배도 서비스직이라 힘든 점이 많을 것”이라며 “같은 서비스업 종사자로서 다 헤아릴 수는 없지만 들인 노동에 비해 택배사가 이익을 더 많이 갖는 시스템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여러모로 공감한다”고 설명했다.
대학생 최모(21)씨도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샀는데 당장 급한 택배는 아니다”며 “진짜 힘드니까 파업하는 걸텐데 길어지면 혼란해질테니 어서 해결되길 바란다”고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아무리 그래도 배송은 제때 해야하지 않겠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와 택배노사 등이 참여하는 2차 사회적 합의는 오는 8일에 최종 회의가 예정돼있다.
노조 관계자는 “최종회의에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를 제대로 방지할 수 있는 합의가 만들어지길 간절히 원한다”며 “이를 택배사가 반대하고 거부한다면 과로사를 방지하기 위한 싸움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