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후보자는 "딸과 사위도 손해 본 상태"
피해자는 "이종필과 함께 가입…의심돼"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주요 관계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된 가운데, 이 자리에선 라임의 비공개 펀드에 가입했던 김 후보자 딸 가족이 특혜를 받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라임 피해자들은 김 후보자의 딸 가족이 수익률이나 환매 절차 등에 이점이 큰 라임의 VIP 펀드에 가입해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여기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딸과 사위도 라임 사태로 손해를 본 피해자라고 반박하고 있다.
2일 정치권 등에 따르면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오는 6일과 7일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실시한다.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의 라임 사태 연루 의혹을 제기하면서, 여야는 이번 청문회에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2000억원에 육박하는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모(42) 전 대신증권 센터장의 증인 출석을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딸 가족이 라임의 비공개 펀드였던 태티스11호 펀드에 가입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혹에 휩싸였다.
장 전 센터장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태티스11호 펀드에 대해 '이종필 및 이종필이 소개한 소수 투자자들만 가입했던 펀드'이다.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입 권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취지다.
그런데 해당 펀드 가입자 6명 중 4명이 김 후보자 딸과 사위 최모씨, 그리고 이들의 자녀 2명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들은 각각 3억원씩, 총 12억원을 투자해 이 펀드에 가입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명 가입자 중 1명은 이 전 부사장이었고, 다른 한 곳은 법인이다.
피해자들은 태티스11호 펀드가 ▲이종필이 실명으로 자신들의 전용 펀드를 만들었고 ▲판매 보수율이 거의 0에 가까웠으며 ▲환매 결제일이 4일 정도로 파격적이었던 점을 들어 비정상적 특혜 펀드라고 주장한다.
김 후보자는 이런 논란에 대해 "자꾸 저보고 무슨 특혜를 받았다고 하는데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다"며 "왜냐하면 (특혜 의혹을 받는) 제 사위나 딸도 쉽게 이야기하면 손해를 본 상태다. 환매를 한 것도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김 후보자 딸 가족은 라임 사태가 불거지면서 환매를 못 해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졌다. 장 전 센터장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던 1심 재판부도 김 후보자 딸 가족이 가입했던 펀드의 비밀성은 인정했지만 이들 가족이 특혜를 받았다는 등의 주장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하지만 피해자들은 이 펀드가 운용 당시 수익률이 다른 펀드들보다 높았다면서 여전히 특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신증권에서 라임 펀드에 가입했다 억대 손해를 본 한 피해자는 "태티스11호 펀드와 비슷한 시점에 개설된 일반인 펀드 타이탄 7호는 환매 중단 사태 직전인 2019년 9월말 1% 수익률이었다"며 "태티스11호는 (이 당시) 무려 5~6%의 수익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라임 사태가 언론에 알려지면서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벌어진 지난 2019년 10월의 상황을 언급하며 태티스11호 펀드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2019년 10월10일 사태가 있기 몇일 전인 같은달 2일 일반인들에게 판매사들이 환매 청구를 할 수 있도록 열어준 적이 있다"면서 "그런데 태티스11호 펀드는 이보다 하루 빠른 10월1일 환매 청구가 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라임 펀드 피해자 측과 김 후보자 측 주장이 엇갈리면서 인사청문회장에서도 관련 논쟁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는 라임 펀드 피해자도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