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 대응 외형…정세 고려 거리두기 시선도
북한이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을 한 것으로 6일 전해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올림픽을 매개로 한 대화 국면 조기 조성 가능성 관련 완곡한 형태의 거부라는 해석 등이 존재한다.
북한 체육성이 운영하는 조선체육은 5일 홈페이지를 통해 3월 25일 열린 올림픽위원회(NOC) 총회 내용을 다루면서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을 전했다.
이와 관련, 조선체육은 “악성비루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세계적 보건 위기 상황으로부터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위원들의 제의에 따라 제32차 올림픽 경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기로 토의 결정했다”고 언급했다.
그간 7월 23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을 두고서는 대북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한 시금석으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었다. 경색 기조인 한반도 주변 상황을 전환할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었다.
특히 우리 정부는 도쿄올림픽을 토대로 한 한일, 남북, 북일, 북미 대화 기회와 관련 협력을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대북 정책 수립 전후 추진을 계획한 이른바 ‘도쿄 구상’이 사례에 해당한다.
과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의 긍정적 협력 경험을 토대로 도쿄올림픽을 통한 한반도 평화, 비핵화 대화 재개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방향이다. 나아가 2022년 베이징동계올림픽으로 연장되는 협력 가능성도 오르내린다.
일본 또한 도쿄올림픽을 매개로 한 대북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지난달 26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도쿄올림픽 관련 김여정 북한 조선노동당 부부장 방문 시 대화 의사를 내비쳤다고 전해진다.
아울러 지난 2일(현지 시간) 열린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에서는 이산가족 상봉, 납북자 문제가 언급된 점을 토대로 도쿄올림픽 이후 이들 주제에 대한 구체적 협의 자리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전망 등이 있었다.
하지만 북한이 불참 결정을 공개하면서 도쿄올림픽을 통한 대화 국면 전개는 다소 불투명해진 것으로 평가된다. 더불어 북한이 비교적 가까운 시기 국면 전환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도 있다.
이번 불참 결정은 북한의 강한 코로나19 대응의 연장선이라는 외형을 갖추고 있다. 북한은 코로나19 확산 조짐이 있던 지난해 초 이래로 국경 봉쇄 등 국내·외 이동 차단에 해당하는 조치를 취한 상태다.
반면 정세 고려가 반영됐을 소지도 거론된다. 북한은 강 대 강, 선 대 선 원칙을 언급하고 적대시 정책을 비판해 왔다. 지난달 25일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고 ‘자위권’을 주장했다.
아울러 인권 관련 국제사회 비판이 커지는 상황에서 사회주의 국가 연대, 내부 결속 강화 등 모습 또한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중 대립 등을 고려, 불참 결정을 정무적 판단에 따른 거리두기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선도 일부 존재한다.
한편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쿄올림픽 불참 결정을 아쉬워하면서도 한반도 평화 진전을 위한 계기를 찾아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날 통일부 당국자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반도 평화, 남북 간 대화·협력을 진전시킬 수 있는 계기를 찾아가겠다”고 했다.
일본도 북한과 대화 용의가 있다는 자세에는 “아무런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