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폭도 둔화…0.10→0.09→0.08%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 매수세가 주춤하고 있다. 2·4 공급대책을 계기로 관망세가 확산하며 가격 상승세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매수 심리도 한풀 꺾였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일각에서는 설 연휴 기간에 따른 매수 공백기의 영향일 뿐 공급대책 효과에 따른 상승세 둔화 국면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는 분석도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월 1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10.6으로 한 주 전에 비해 1.3포인트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0월19일 96.0을 저점으로 꾸준히 상승해 11월30일 기준점인 100을 넘어섰고 새해 들어서는 매수세가 더욱 강해지면서 지난 8일 111.9로 치솟았다.
하지만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방안이 담긴 2·4 공급대책 이후 서서히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가 약화되며 약 4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다만 기준점인 100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라 여전히 팔려는 사람보다 사려는 사람이 많은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 지수는 공급-수요 상황을 0~200 사이의 숫자로 점수화한 것이다. 100을 기준점으로 100 미만이면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뜻이고, 100을 초과하면 수요가 더 많다는 뜻이다.
한국부동산원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도 이달 1일 0.10%, 8일 0.09%, 15일 0.08% 등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기세가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최근 4주 연속 오름폭이 축소됐다.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2·4 대책 발표 후 매수 문의 감소와 관망세가 나타나며 들썩이던 시장 분위기는 한풀 꺾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부동산114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2·4 공급대책의 효과를 지켜보려는 매수자의 관망세가 감지된다”며 “2·4 공급대책에 따른 시범지역이 확정되거나 법적인 권리관계 내용이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매도자와 매수자 사이의 줄다리기 국면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집값 상승세가 둔화 국면으로 진입했다고 판단하는 건 시기상조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부동산원의 이달 셋째 주 시세 조사 기간(9~15일)에 설 명절 연휴가 끼어있어 일시적인 거래 둔화에 따른 착시현상이라는 설명이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집값 상승세가 둔화된 것인지 조금 더 두고 볼 필요가 있다”며 “2월11~14일이 설 명절이었기에 영업일수가 줄어들면서 시장의 거래 자체가 둔화돼 매수 문의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고가 주택의 경우 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부담으로 숨을 고르는 경향이 있는 방면 중저가 시장은 전세시장 영향으로 거래가 꺾인 것은 아닌 것 같다”며 “시장이 이원화 되는 모습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