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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금융위기後 심상찮은 고용위기…실업급여 등 ‘역대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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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금융위기後 심상찮은 고용위기…실업급여 등 ‘역대 최대’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0.08.11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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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실업급여, 6개월째 또 사상 최대치 경신
IMF·금융위기 때와 유사…코로나 위기 심각
▲ 실업급여 관련 설명 듣는 구직자들.
▲ 실업급여 관련 설명 듣는 구직자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국내 고용 위기가 심상치 않은 모습이다.

1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7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1조188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296억원(56.6%) 급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실업급여 지급액은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지난 2월 7822억원이 최대 기록이었지만 매월 증가폭을 확대하더니 5월 1조162억원으로 1조원을 돌파하며 6개월째 최대치를 경신하고 있다.

실업급여는 일정 기간 고용보험에 가입한 사람이 실직했을 때 정부가 실업자의 생계유지나 구직활동을 돕기 위해 일정액을 지원하는 제도다. 실업급여 지급액 급증은 그만큼 일자리를 잃은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달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11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1만3000명(12.9%) 증가했다. 실업급여 수급자는 73만1000명으로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였다.

이는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하면 매우 높거나 비슷한 수치다.

고용부 통계를 보면 IMF 직후인 1998년 1~12월 실업급여 신규 신청자는 2만~4만4000명에 그쳤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월에는 12만8000명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12월까지 6만7000~10만명 수준에서 등락을 오갔다.

고용부는 일단 과거 위기 당시 고용 수치와 현재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특히 IMF를 계기로 고용보험 제도가 도입됐고 이후 보장성 부문도 점차 강화된 만큼 이러한 전반적인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고 고용부는 설명했다.

다만 실업급여 관련 수치를 전년 대비 증감율로 살펴보면 코로나19로 인한 현재 고용 충격이 다소 큰 것은 사실이다.

두 차례의 금융 위기 중 최근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를 올해 7월과 비교해보면 2008년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2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0% 증가했다. 올해 7월 전년 대비 지급액 증가폭은 56.6%였다.

글로벌 고용위기 여파가 계속된 2009년 7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3900억원으로 전년 대비 50.0%으로 크게 늘기는 했지만, 이 또한 올해 7월과 비교하면 조금 못 미치는 수치다.

전문가들은 이를 시스템 문제의 금융 위기보다 전례 없는 감염병 위기가 더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진단한다.

금융 위기의 경우 해당 국가의 체질 개선 등을 통해 경제와 고용 위기를 회복할 수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확산 중인 코로나19에 따른 위기는 특정 국가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가 IMF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의 ‘V자형’ 회복세가 아닌 ‘나이키형’으로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고용 상황이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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