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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재형펀드…출시 6개월 만에 자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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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 바랜 재형펀드…출시 6개월 만에 자금 '반토막'
  • 엄정애기자
  • 승인 2013.09.0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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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과세 혜택을 내세운 재형저축펀드(재형펀드)가 출시 6개월 만에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7년 만기 장기저축 상품인데다 원금 손실까지 발생하면서 지난 3월 말보다 자금 유입액이 반토막으로 급감했다.

9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지난 5일 기준 재형펀드로 유입된 금액은 총 451억원이다. 이는 재형펀드 출시 첫 달인 지난 3월(99억원)보다 5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3월 99억원 → 4월 92억원 → 5월 82억원 → 6월 64억원 → 7월 56억원 → 8월 55억원으로 자금 유입 규모는 매달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상품 간 '쏠림현상'도 심화되고 있다. 28개 자산운용사가 출시한 68개 재형펀드 가운데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상품은 한국투자밸류자산이 운용하는 '한국밸류10년투자재형'인 것으로 집계됐다.

총 212억원으로 이는 전체 재형펀드에 유입된 금액(총 451억원)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 수준이다. 반면 자금 유입액이 1억원 이하에 그치는 상품은 43개에 달했다.

재형펀드는 중산층의 재산형성을 돕기 위해 18년 만에 부활된 재형저축(적금·펀드·보험) 가운데 하나다.

7년 만기까지 유지할 경우 이자소득 및 배당소득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고, 시중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특징 때문에 출시 당시 큰 관심을 모았었다.

그러나 가입대상이 총 근로소득 5000만원 이하인 자로 제한되고, 저축기간이 7년으로 묶여 있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들 소득계층은 소비지출이 소득의 70% 이상을 차지해 투자여력이 많지 않다"며 "결혼과 전세대금 마련 등 인생의 이벤트를 감안할 때 7년간 묶어두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재산형성 취지와는 반대로 오히려 원금 손실이 발생하고 있어 투자 유인을 떨어뜨리고 있다.

68개 재형펀드의 3개월 평균 수익률은 -1.74%로 집계됐다. '삼성재형아세안자1'(-13.17%), '삼성재형차이나본토자1'(-9.01%), '미래에셋재형글로벌다이나믹자1'(-2.25%), 'KB재형밸류포커스30자'(-1.13%) 등도 마이너스 수익을 냈다.

재형펀드는 비과세 혜택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채권형과 채권혼합형이 주를 이루는데, 지난 5~6월 미국의 출구전략 발표와 신흥국 금융위기로 채권금리가 급등(채권가격 하락)하면서 손실이 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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