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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쉼터 소장, 사망 전 검찰수사관 이름 메모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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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쉼터 소장, 사망 전 검찰수사관 이름 메모 남겨
  • 류효나 기자
  • 승인 2020.06.09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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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숨진 소장 조사도, 출석통보도 한적 없다”
▲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평화의 집' 쉼터 소장 고(故) 손모(60)씨가 남긴 메모.
▲ 일본군 위안부를 위한 '평화의 집' 쉼터 소장 고(故) 손모(60)씨가 남긴 메모.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마포 쉼터 소장의 유품 중에서 검찰 수사관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은 메모가 발견됐다. 

검찰은 쉼터 소장이 수사 압박을 받아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선을 그은 상태인데, 이 메모가 작성된 시점과 경위 등에 관심이 쏠린다. 

9일 취재에 따르면 최근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쉼터 ‘평화의 우리집’에선 ‘OOO 수사관 010-xxxx-xxxx’라고 적힌 메모가 발견됐다. 

이 쉼터엔 숨진 소장 고(故) 손모씨(60)와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만 거주했는데, 해당 메모는 손씨의 필체라고 지인들은 설명했다. 

특히 쪽지에 적힌 인물은 정의기억연대(정의연) 기부금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A수사관으로 확인됐다. 

다만 이 사건을 수사 중인 형사부 소속이 아닌 계좌 추적 등을 지원하고 있는 부서 소속인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손씨 사망 사실이 알려진 지난 7일 “고인(故人)을 조사한 적도, 조사를 위한 출석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내며 ‘수사 스트레스’를 주지 않았다는 입장을 낸 상태다.

다만, 정의연은 검찰 해명과 달리 손씨가 지인들에게 압수수색 등 수사와 언론의 경쟁적 취재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손씨와 메모에 적힌 A수사관이 실제로 전화통화를 했는지, 했다면 몇번이나 했는지, 통화 내용이 무엇인지, 메모는 언제쯤 작성됐는지 등은 현재 확인되지 않았다.

A수사관은 손씨가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놓은 이유 등을 묻기 위한 통화에서 별다른 설명없이 “제가 답변드릴 일이 아니다”는 말만 하고 끊어 정확한 입장을 내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서는 손씨 개인 계좌가 지난 2017년 4월 정의기억연대가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순덕 할머니의 조의금을 걷을 때 이용됐다고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도 앞서 진행된 정대협 당시 회계담당자의 소환조사에서도 이와 연계한 질문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A수사관이 이와 관련된 내용을 질문하거나 손씨에 대한 소환 일정을 조율하기 위해 연락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손씨는 지난 2004년 5월부터 최근까지 토요일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보살피며 함께 지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약 16년간 동고동락하며 가족처럼 지내온 손씨로선 검찰 압수수색, 언론의 의혹 제기 등을 견디기 힘들었을 것이라는게 주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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