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전원회의·신년사 통해 대미 기조 발표 유력

북한이 예고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놓고 25일 한반도 안팎이 긴장에 휩싸였다.
미국은 이례적으로 정찰기 4대를 동시에 한반도 상공에 출격시켜 대북 정찰을 강화하고 있지만 북한은 이날 오전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는 북한이 ‘성탄 도발’을 강행하는 대신 당 전원회의와 신년사를 통해 대미 기조를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미국시간으로 25일이 끝나기 전까지 시간이 남아 있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진다.
북미는 지난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 10월 스웨덴 스톡홀롬에서 실무 접촉을 했지만 협상에 실패했다.
북한은 대북 제재 완화 및 해제, 체제 안전 보장과 단계적 비핵화를 요구한 반면 미국은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보장과 제재 완화’를 주장하며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북한은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며 ‘연말 시한’을 제시해 왔다.
특히 북한은 지난 7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단행하며 도발을 시사했다.
중대한 시험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 성능 시험 또는 신형 엔진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북한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방과학원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는데 적용될 것”이라고 밝히며 ICBM을 노골적으로 시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이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대체적이다.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완화를 제안한 데다 미국이 대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크리스마스 선물’이라는 표현이 김 위원장이 아닌 외무성 간부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무게감을 둘 필요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이달 하순 노동당 제7기 5차 전원회의 소집을 예고하며 “혁명 발전과 변화된 대내외적 정세의 요구에 맞게 중대한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이날 성명이나 논평을 비롯해 별다른 행보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우주 개발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노동신문은 이날 ‘우주 개발을 위한 국제적 움직임’ 기사를 통해 “지난 시기 우주 개발은 발전된 나라들의 독점물이었지만 오늘날 우주는 많은 나라들의 개발 영역”이라며 중국, 인도 등의 위성 발사 사례를 소개했다.
ICBM과 위성 발사는 핵심 기술이나 원리가 거의 같다.
인공위성을 실으면 우주발사체(SLV)가 되고, 핵무기나 생화학무기 등 군용 무기가 탄두에 탑재되면 미사일이 된다.
따라서 북한이 돌연 우주 개발을 강조하고 나선 것은 위성 발사 도발을 감행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