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흔히 “대한남아는 밥심으로 산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가 빠졌다. “대한남아는 시골엄마가 해준 밥심으로 산다”다.
‘여아는 어쩌고?’, ‘도시 엄마는? 서울 엄마는?’ 같은 말이 당연히 나올 법한 억지스러운 말이지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일 정도로 엄마가 차려주는 밥상은 그 밥이 잘 지어졌건, 못 지어졌건, 반찬이 빈약하거나 풍성하거나를 모두 떠나 세상 최고의 산해진미다.
평소 시골엄마가 차려주던 밥상이 그리웠다면 이 책을 봐라. ‘시골 엄마밥’이다. 객지에서 고생하는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제철 식재료와 천연 양념으로 차린 소박하고 정갈한 밥상들을 소개한다.
대구 팔공산 자락에서 아들과 함께 장을 담그고 텃밭에서 키운 채소로 약이 되는 밥상을 차리는 저자가 제철 재료를 사용해 양념을 넣지 않아 간단하고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 206가지를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소개한다.
봄에는 쑥, 달래, 냉이 같은 나물을 추천한다. 여름에는 콩국수나 초계탕 같은 보양식 만드는 방법을 알려준다. 가을에는 햇곡식, 햇과일 요리, 김장김치 등으로 천고마비의 계절을 보내는 법을 일깨운다. 겨울에는 싱싱한 해산물과 저장식 요리 등을 가르친다. 전통 한식에만 국한하는 것도 아니다. 어느새 우리 채소가 된 파프리카를 비롯해 자색 고구마, 오렌지, 아몬드, 뽕잎차 등을 이용한 이색 요리와 토마토탕이나 옥수수 잣튀김 등 참신한 조리법이 돋보이는 요리도 한식과 맛깔스럽게 버무렸다.
모든 메뉴는 소개, 조리법 등을 큼직한 음식 사진을 배경으로 담았다. 특히 ‘엄마의 비밀 팁’이라는 코너를 통해 진짜 엄마가 자녀에게 음식이나 재료의 뒷야기를 하듯 친절하면서 따끔하게 일러준다.
지은이는 1999년 사찰음식의 대가인 선재 스님과 인연을 맺어 꾸준히 교류해왔고, 스님의 활동을 도왔다. 이 책에도 선재 스님의 사찰음식 노하우가 은연 중에 녹아있는 데다 스님이 추천하고 있어 더욱 신뢰가 간다. “객지에 나가 험한 밥을 먹는 자식들을 생각하면서 제철 식재료와 천연 양념으로 차린 소박하지만 정갈한 엄마의 밥상에는 음식을 약으로 먹는 마음과 사랑이 담겨 있습니다. 시골 엄마의 마음으로 차린 밥은 자연의 맛이요, 세상에서 가장 고맙고 따뜻한 밥입니다. 그 밥은 사랑이고 생명 그 자체이기 때문입니다.”
시골 엄마밥 (배명자 지음 / 상상출판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