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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섬마을 콘서트'…울릉도·사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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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건우, '섬마을 콘서트'…울릉도·사량도
  • 김지원기자
  • 승인 2013.05.28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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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대화를 하기 위해서 섬으로 갑니다."(2011년 MBC 다큐멘터리 '백건우 섬마을 콘서트' 中)

'건반 위의 구도자' '순례자' 등으로 불리며 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피아니스트 백건우(67)가 섬마을 사람들과 대화에 나선다. 연평도, 위도, 욕지도를 방문했던 2011년 '섬마을 콘서트'에 이어 울릉도, 사량도를 찾는 2013년 '섬마을 콘서트'를 통해서다.

"음악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대화에요. 어떤 곡을 선택하든 제가 하고 싶은 말을 음악을 통해서 하는 거죠. 저 자신을 내세우는 것보다는 작품에 충실해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청중의 반응을 또 받아요. 서로 주고받는 대화가 있습니다."

피아노를 중심으로 도란도란 모인 사람들이 백건우에게 말을 건네면 백건우는 연주로 답한다. 해가 떨어지는 바다가 무대이자 배경이다. 청중들의 숨소리와 눈빛이 백건우의 피아노 연주와 상호작용하며 유의미한 대화를 완성한다. 공연은 연주자의 환희, 청중의 환호와 박수로 마무리된다.

"섬 음악회는 오래전부터 혼자서 꿈꿔왔던 음악회에요. 세계 곳곳, 안 가본 데가 없을 정도지만 섬 음악회처럼 황홀해 본적도 없는 것 같아요. 아름다운 재발견, 순수한 마음들이 서로 부딪히는 '찌릿한' 감정이 있었죠."

음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건, 섬마을에서 생업에 종사하는 할머니건 중요치 않다는 생각이다. 백건우는 음악이 가진 소통의 힘을 믿는다. "음악에 대한 선입견이 있으면 상상만으로 그림을 그리지 못합니다. 오직 음악으로만 대화하고 싶습니다."

"연주하는 곳마다 그 사람들한테 맞추려고 하면 좋은 음악이 나오지 않을 거에요. 음악으로 모든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섬을 가든 어디를 가든 크게 걱정은 되지 않아요. 실제로 2011년 연주가 끝났을 때 상상도 못할만한 이야기들이 오갔어요."

루트비히 판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제8번 다단조 Op. 13 '비창', 프레데릭 쇼팽 야상곡 제1번 내림 나단조 Op. 9-1, 프란츠 리스트 '순례의 해 : 베네치아와 나폴리' 등을 연주한다.

"2011년 위도에서 연주하려 했을 때는 유독 바람이 셌어요. 그래서 바람 소리보다 더 크게 쳐버렸죠." "욕지도 공연이 끝나고 많은 아이가 계속 '고맙습니다. 또 오세요'라는 말을 계속했어요.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을 느꼈죠"라고 말하는 백건우의 눈이 반짝인다.

"세 섬을 방문했던 것은 상징적인 의미밖에 없어요. 올해 두 섬을 더 방문한다고 해도 상징적인 의미에 그치겠죠.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그 누군가가 음악을 듣고 싶다고 하면 제 마음은 그쪽으로 달려갈 겁니다."

영화배우인 아내 윤정희(69)가 동행, 백건우가 연주에만 집중할 수 있게 돕는다. 그녀는 2010년 이창동(59) 감독의 영화 '시'를 촬영할 때도 계약 조건으로 '4번의 연주 여행'을 내세우고 백건우를 내조했다. "남편에게 정신적인 여유를 주기 위해서에요. 남편의 연주를 들으면 행복해서이기도 하고요.(웃음)"

MBC TV '궁' '돌아온 일지매' 등 드라마를 연출했던 황인뢰 감독이 여정을 함께하며 첫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 완성된 다큐멘터리는 7월 초 방송된다. "카메라를 들고 잘 따라다니는 것 말고 달리 할 일이 있을까 싶어요. 다큐멘터리는 처음이지만 '아트 다큐'를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6월3일 오후 7시 울릉도(경북 울릉군) 저동항, 7일 오후 7시 사량도( 경상남도 통영군) 물양장에서 열린다. 무료. 054-790-6062(울릉도), 055-650-4510(사량도)

       백건우 섬마을 콘서트 기자간담회-백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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