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5-07-24 16:35 (목)
천경자 딸 "서울시, 엄마그림 내놔" 천문학적 액수
상태바
천경자 딸 "서울시, 엄마그림 내놔" 천문학적 액수
  • 김지원기자
  • 승인 2013.03.23 08: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 최고의 여성화가로 통하는 천경자(89)가 서울시에 저작권과 함께 양도한 작품을 딸이 반환을 요구했다.

22일 서울시와 미술계에 따르면, 지난 달 미국에서 귀국한 천 여사의 딸 이혜선씨가 서울시에 천 여사가 1998년 기증한 작품 93점을 반환할 것을 요구했다.

이씨는 시의 관리 소홀로 작품이 훼손됐다며 기증된 작품과 함께 작품 반환에 드는 비용과 시에 양도된 저작권까지 반환할 것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여사는 1998년 시에 작품을 기증하겠다는 협약을 했다. 그해 11월 법률대리인을 통해 시에 저작권을 양도했다. 시에 기증된 작품은 194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의 대표작들이다.

시는 협약서에 명시된 내용을 어길 경우 천 여사 측이 반환을 요구할 수 있으나 협약 내용을 어긴 것이 없는 만큼 반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천 여사가 기증한 그림 중 32점은 서울시립미술관 2층 상설전시실에 걸려 있다. 나머지 61점은 미술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시 관계자는 "연 2회 작품 컨디션 체크에서 '양호' 검증을 받았다"며 "작품이 시간이 지나 노후화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인데 이를 훼손이라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작품 반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시의 입장은 변함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작품을 관리하고 있는 서울시립미술관은 "이씨로부터 공문 등을 통해 직접 요청을 받은 것이 아니라 입장을 밝히기가 어렵다"면서도 "우리는 그간 작품을 제대로 관리해왔다"고 답했다.

앞서 천 여사는 1998년 고건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와 작품 기증 협약을 했다. 2002년 서울시립미술관 신축개관 기념으로 열린 전시 '천경자의 혼' 이후 이곳에 비치됐다.

천 여사 측은 그러나 그간 전시 등 서울시의 작품 활용에 개입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반환 요구 역시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천 여사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은 기증받았던 작품 66점을 천 여사 측이 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반환을 요구하자 지난해 말 돌려준 바 있다.

한편, '한국 미술계의 영원한 연인'으로 통하는 천경자는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했다. 1946년 광주여고강당에서 펼친 첫 개인전 이후 수차례 전시회를 열었다. 해외여행기와 수필 등으로도 유명하다. 국전 초대작가와 심사위원을 지냈으며 은관문화훈장, 대한민국학술원상을 수상했다. 꽃과 여인으로 대표되는 작품은 고독한 삶의 여정을 꾸밈없이 표현한 것으로 유명하다. 미국 뉴욕에서 거주하고 있으나 노환으로 건강이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상반기 천경자의 그림 10호당 평균가는 '꽃과 여자' 7억2700만원, '여자' 4억8800만원에 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