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싸이의 '강남스타일' 열풍이 전세계를 강타하면서 한국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유튜브에 링크된 싸이 뮤직비디오 동영상에는 전 세계인의 댓글이 무수히 달리고 있으며 한국어와 한글에 관심을 보이고 싸이가 입는 옷과 한국 상품에까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인들에 대한 서양인들의 대우와 시선도 달라졌다.
외교통상부의 한 직원은 "이전에는 해외에 나가면 외국인들이 동양인을 보면 중국인이냐, 일본인이냐 물어봤지만 이제는 '아 유 코리안?(Are You Korean)'이냐고 물어본다. 정말 감회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싸이란 대한민국 국민 한 사람이 외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한국이란 국가 이미지는 향상되고 덩달아 브랜드 가치도 상승했다. 싸이가 '문화외교관'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한 셈이다.
외교가에서도 민주화와 세계화, 정보화 등 외교환경 변화에 부응해 소프트파워를 활용한 외국 일반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공외교'가 새로운 외교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다.
예술, 지식, 가치, 미디어, 언어, 음악, 영화 등 소프트파워의 중요성이 증대됨에 따라 국가경쟁력의 핵심요소이자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외교적 자원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외교부도 전세계 불고 있는 한류 문화란 자산을 가지고 세계 외교가의 흐름에 발맞춰 올해부터 공격적인 공공외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공공외교란?
'공공외교'란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단어다.
공공외교(public diplomacy)란 외국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아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이끄는 외교활동을 말한다. 문화외교를 포함하는 보다 넓은 개념이다.
미국 국제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는 21세기 변화된 환경에서 국가이익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같은 전통적인 '하드파워'에 문화와 같은 '소프트파워'를 결합한 '스마트파워'가 필요함을 역설한 바 있다.
우리 정부가 타국 정부를 상대로 하는게 전통적 외교라면 공공외교는 접촉대상을 외국 국민으로 삼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전문 외교관만이 아닌 민간인과 비정부기구(NGO) 등이 동참하는 외교를 통해 다른 나라 또는 국제 사회의 여론을 자국에 유리하게 조성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회담이나 국제회의 같은 전통적인 외교경로보다는 주로 해외봉사단 파견, 문화원 설립 등을 외교경로로 활용한다.
자국 정부가 해외 국민이나 기관을 접촉하기도 하지만 외국 국민과 자국시민, 자국 NGO와 국제 NGO 간의 접촉을 통해 시너지를 더욱 창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변에 있는 외국 친구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려주거나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말한 한국의 정(情)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주변에 교환학생 또는 한국으로 여행 온 관광객들을 안내하며 좋은 인상을 남겨주는 것도 공공외교의 첫 발이다.
조수미와 김연아, 박지성과 같은 유명 문화예술·스포츠 스타가 해외에서 자선사업이나 봉사활동을 하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개선하고 인지도를 올리는 것도 공공외교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박희권 주페루대사는 "과거 외교는 엘리트 외교였지만 글로벌 시대에는 엘리트 외교가 저물고 쌍방향 공공외교가 뜨고 있다"면서 "일반 대중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외교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공공외교 왜 중요한가
공공외교가 중요한 이유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이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형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지정학적 위치나 국력으로 비춰볼 때 하드파워가 제한적이고 경제적 대외의존도가 높다. 때문에 국내 기업의 해외진출과 외국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공공외교가 더욱 필요하다.
또 공공외교는 예술과 음악, 영화, 문화 등 무형의 자산을 기반으로 외교를 함에 따라 소프트 차원에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 매우 유리하다.
박 대사는 "공공외교는 국제사회에서 '중견국 한국'의 전략적 입지를 다지고 국가이익을 실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안보 경제 측면에서 강대국에 대한 우리의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마영삼 공공외교 대사는 "민주주의 확산 등으로 각국에서 정책을 결정할 때 일반 대중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앞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공공외교의 비중이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