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빚 걱정 없는 결혼 준비 (박상훈 지음·서로가꿈 펴냄)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하고 싶은 ‘이 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다. 또한 종잣돈이 없어 결혼 시기를 늦춘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다. 무리해서는 안 되지만 전세대출도 분명한 상환 계획과 의지가 있다면 괜찮다. 전세난으로 마음에 드는 전세 찾기가 쉽지 않지만 기준을 분명히 세워 금액에 맞추며 약간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살 집’은 보인다.”
‘결혼하면 돈 모을 수 있다’는 것은 이제 옛말이다. 급등하는 전셋값에 결혼할 엄두를 내지 못한다. 오히려 ‘빚과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신랑은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신혼집을 마련하고 신부는 여기에 맞춰 혼수를 준비하느라 무리한다. 이렇게 복잡하고 예민한 결혼 준비 과정에서의 ’돈 갈등‘을 해결하는 데 도움을 주는 책이 ‘빚 걱정 없는 결혼 준비’다.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라는 고정 관념이 결혼 불능 세대를 키우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결혼 자금 총액제’라는 키워드를 제시한다. 단순히 집값에 돈을 보태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 합친 총액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 쓰자는 것이다. 이 총액 안에는 집값, 혼수, 결혼식 비용, 예물과 예단이 모두 포함된다.
소득의 절반을 적금 붓고 1년마다 정기예금으로 옮겨놓으라는 아주 간단한 해법을 제시한다. 소소한 적금 금리에 연연하거나 종잣돈 모아 불리는 식의 재테크는 하지 말라며 재테크 금리나 수익을 올리기보다 정(情) 테크 금리를 높이라고 조언한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당장의 조건보다 미래를 보고 고마웠던 순간과 서로에 대한 배려를 잊지 않고 기록하는 정서 통장을 갖추라는 것이다.
신혼여행 다녀와서 어떻게 돈 관리를 시작해야 하는지 ‘허니문 머니 플랜’도 제시한다. 신혼 때 함께 버는 소득으로 빚을 갚으면서 2년 뒤 오를 전세금과 출산 자금도 마련하는 과정을 사례로 보여준다.
‘아끼고 모아서 불려라’ 식의 재테크가 아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는 라이프 코칭의 재무 관리서다.
주위에 있을 법한 네 명의 인물을 내세워 알기 쉽고 재밌게 설명한다. 비정규직 문제, 아무리 돈을 모아도 어찌할 수 없는 집값, 이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과 반작용으로 인한 소비, 몇 년째 결혼은 미루고 연애만 하는 커플, 혼수로 인한 갈등, 부모의 노후를 저당 잡는 무리한 결혼식 풍경 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진다.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삼포세대, 결혼불능세대들의 아픔을 현실적으로 보여주며 개인과 사회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지 대안도 모색한다. 허니문 푸어와 하우스 푸어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혜를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