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기업의 탐욕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31일 뉴시스가 '경제민주화와 차기정부 기업정책'을 주제로 연 '넥스트 소사이어티 2013' 포럼 특별 강연에서 "경제민주화는 절제를 못하는 탐욕스런 사람(기업)이 절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서 모든 경제주체가 공생 공존할 수 있는 틀을 만들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공한 자본주의는 시장에 관한 수정을 많이 했다. 특정세력을 어렵게 만들기위한 것이 경제민주화가 아니다"며 "대중소기업 관계나 소상공인 영업 침투, 1%대 99%의 차이와 같은 양극화가 무한대로 진행되면 우리사회가 안정적으로 갈수 없다. 때문에 대선을 앞두고 경제민주화를 통해 그동안 지켜지지 않은 룰을 새롭게 정비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사태를 부른 배경에 대해서도 기업의 책임을 물었다.
그는 "IMF 사태는 단순히 외환유동성 위기가 직접적 원인이라고 하지만 그 배경에는 우리 거대기업들의 탐욕이 가장 큰 원인"이라며 "대기업 집단의 지나친 부채와 무분별한 투자 과잉이 만들어 높은 것이 IMF의 주범"이라고 말했다.
이어 "1987년 이후 대통령들이 박정희 성장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성장 만능주의에 빠져 집권자와 거대 경제세력의 이해가 맞아떨어져서 어느 정도 확립된 제도를 무너뜨리고 금융자원을 은행권에서 가져다 쓰게 하다 보니 과잉투자 과잉시설 과잉부채 등이 나왔다"고 부연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를 예로 들며 집권자와 경제세력의 야합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30년 전 만들어진 공정위가 거대 경제세력의 힘에 타협하려는 권력정치로 설립취지에 맞게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과거 정부에서 경제 정책을 다룰 때 한심하게 느낀 점이, 대기업 사람들이 '나는 경제적으로 큰 사람 이기 때문에 법을 어기고 살아도 괜찮다'는 사고를 갖고 있다는 것"이라며 지적했다.
이어 "시장을 공정하게 이끌려는 법이 무수히 많지만 그 법이 작동을 할 수 없게 장치가 돼 있고, 장치를 하려 하면 압력집단이 영향력을 행사해서 못하게 돼 있다"며 "공정위가 더 투명하고 감시 속에 있어야만 그 기능을 다할 수 있다. 공정위 갖고 있는 전속고발권을 다른 형태로 변경시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제민주화는 쉽게 얘기해 새로운 공정한 질서의 틀을 잡아서 거대 경제세력이 그 틀 안에서 활동할 수 있게 하는 장치다. 대기업을 억압하는 식으로 이해하지 말아 달라"며 "이 제도가 이번 선거를 통해 국민들의 힘으로 확립돼 제대로 기반을 갖춰야 우리나라 경제가 효율과 안정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70년대 의료보험 도입 당시를 거론하며 경제민주화에 대한 재계의 반감이 크지만 시일이 지나면 생각과 다른 결과를 낼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1977년에 의료보험을 처음 도입할 당시 (제가) 경제민주화와 거의 비슷한 저항을 경험했다"며 "당시 경제를 이끄는 경제 주체 전 각료들이 '우리가 무슨 놈의 의료보험을 하는가'하면서 결사반대 했다"고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각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박정희 대통령에게 혼자서 이것을 해야 한다고 해서 1977년 7월1일 도입됐다"며 "당시 경제 각료들이 염려했던 것처럼 의료보험이 한국 경제에 플러스마이너스 효과가 있는 것을 생각하면 (경제민주화의) 결과가 어떻게 될 것인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등장하게 된 내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987년 정치 민주화를 이뤄내면서 헌법을 개정해 대통령 직선제를 이뤘을 때 정치 민주화를 하면 거대하게 등장한 경제세력의 탐욕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고민했다"며 "정부가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판단해 경제세력과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헌법에 경제민주화를 넣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경제민주화와 관련된) 관련 조항이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로비를 했다"며 "대통령이 최종 결정할 때 넣지 말자고 했지만 (내가) 설명한 다음에 넣어서 오늘날 경제민주화가 탄생한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