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은 정몽구 회장 주도의 품질 경영 시대였다면 이제는 고객의 감성을 자극하는 브랜드 경영의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현대·기아차가 브랜드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일류 자동차기업에 다가서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 10년간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을 토대로 세계 시장에서 유래를 찾기 힘들만큼 고속성장을 이뤄낸 터라 더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로 2001년과 2011년을 비교하면 해외에서의 급격한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 기간 국내생산 수출량은 1.81배 늘었고 해외생산은 무려 32.1배나 증가했다.
정몽구 회장이 품질경영을 선포한 이후 선포 이후 지속적인 품질 강화로 글로벌 기업으로서 초석을 다져온 셈이다.
지난 2008년 세계적으로 불어 닥친 금융위기와 연이은 경기침체로 자동차 수요가 급감하는 상황에서도 현대차는 품질경영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영 안정화에 주력하며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 했다.
이처럼 제품 품질수준 향상으로 위기를 극복해온 현대차는 지난해부터 한층 더 강도 높은 품질경영으로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전 세계 자동차 수요 위축에 적극 대처하고 있다.
현대차는 이같은 품질 경영의 성공으로 2009년 제네시스, 2011년 아반떼가 북미 올해의 차에 선정되는 등 각국에서 호평이 잇따르고 있다. 기아차 또한 2009년 쏘울로 한국 차 최초로 레드닷 디자인 수상 등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을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시켰다.
이제 현대·기아차는 '얼마나 싸게 더 많이 파는가?'를 논하는 대중차의 이미지를 벗고 '고객들에게 차를 통해 어떤 가치를 어떻게 실현시켜 줄 수 있는가?'에 대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하는 시점에 선 것이다.
◇'값싼 차' 이미지에서 브랜드 가치 실현으로
이미 현대·기아차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을 위해 각국 딜러 시설을 개선하고 있다. 유로 2012 후원 및 미국 슈퍼볼 광고 등 공격적 마케팅 프로그램으로 세계 각국 고객들에게 현대·기아차 브랜드를 새롭게 알리는데 노력하고 있다.
이제 시작이지만 변화의 조짐도 보이고 있다. 글로벌 브랜드 컨설팅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2012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현대차는 브랜드 가치 75억 달러(약 8조2000억원)로 지난해 대비 8단계 상승한 53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부문만 보면 아우디에 앞선 7위의 대기록이다.
현대차의 이 같은 성과는 품질 경영과 더불어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과 상품성에 걸맞은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기 위해 브랜드 관리 역량을 강화하고 브랜드 경영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온 결과다.
현대차는 2005년 정몽구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글로벌 경영 원년을 선언한 이후,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브랜드 전략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해 왔다.
아울러 현대차는 지난해 1월 '2011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새로운 글로벌 브랜드 슬로건인 '새로운 생각. 새로운 가능성.'(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의 발표로 신(新) 브랜드 경영의 포문을 열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글로벌 브랜드 캠페인인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고객들의 삶을 더욱 빛나게 만들겠다는 의미)'를 진행하고 있다.
인터브랜드 관계자는 "현대차는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이라는 방향성 아래 실제 품질과 소비자 인식의 격차를 줄이며 현대차 브랜드에 대한 이해를 높여가고 있다"며 "올해 초부터 세계시장에서 진행하고 있는 '리브 브릴리언트' 캠페인은 소비자들에게 효율성 측면이 아닌 '왜 현대차여야 하는지'에 대해 감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아차 역시 같은 조사에서 87위에 올라 국내 기업 중 3위를 기록했다. 브랜드 가치만 전년대비 50% 상승한 40억8900만 달러(약 4조6000억원)에 달했다. 최초로 세계 100대 브랜드에 진입한 것으로,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 현대차에 이은 세 번째다.
기아차의 괄목할 만한 성장세 뒤에는 부단히 추진해온 품질경영과 전 세계적으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디자인 경영 및 정몽구 회장이 2005년 신년사를 통해 선포한 브랜드 경영의 체계적 추진 결과로 분석된다.
기아차는 브랜드 인지도 강화 및 이미지 제고를 위해 'The Power to Surprise'(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를 브랜드 슬로건으로 정했다. 전 세계 모든 고객접점에서 이를 효과적이고 일관되게 구현하기 위해 제품개발, 광고 및 영업∙서비스 등 고객 활동측면의 혁신을 추진해왔다.
2009년 이후 기아차만의 차별화된 디자인 정체성이 반영된 신차를 거의 전 라인업에서 출시하며 ▲레드닷, IDEA 어워드, iF디자인상 등 세계 메이저 디자인상을 수상했고 ▲JD파워, 컨슈머리포트 등으로부터 상을 받으며 품질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영업 및 서비스 차원에서도 전 세계 쇼룸을 대상으로 '레드 큐브'(Red Cube)라는 콘셉트를 바탕으로 거점 고급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딜러 역량 강화 및 고객 서비스 제고에도 꾸준한 노력을 진행해 왔다.
최근에는 글로벌 사회공헌 브랜드 '그린 라이트 프로젝트'(Green Light Project)를 새롭게 발표하고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첫 사회봉사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등 '이동권'(Mobility)과 '도전(Challenge)할 수 있는 기회' 지원을 목표로 본격적인 글로벌 사회공헌을 펼치고 있다.
이러한 브랜드 가치 증가는 곧 판매 증대로 이어져 기아차는 지난 해 유럽 재정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로 자동차 산업의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도 국내시장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19.2% 증가한 총 253만9403대를 판매했다.
인터브랜드는 "자동차 브랜드들이 약진하고 있는 가운데 기아차의 세계 100대 브랜드 진입은 시사 하는 바가 크다"며 "기아차의 미국 및 유럽 시장점유율이 17년간 지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자동차 브랜드"라고 평가했다.
◇젊은 세대 사로잡은 현대차와 '디자인 기아'
브랜드 경영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 현대차는 '새로운 생각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미래 25년을 준비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 브랜드 경영은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지난해 '2011 북미 국제오토쇼(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선보인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 'New Thinking, New Possibilities(새로운 생각이 새로운 가치를 만든다)'를 소개하면서 시작됐다.
양적 성장에 치우치기보다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감성적 가치를 창출하고, 잠재 고객까지 현대차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로 감동과 가치를 전달하겠다는 현대차의 '도전'과 '변화'의 의지를 세계에 당당히 선포한 것이다.
현대차는 이 브랜드 슬로건이 현대차만의 프리미엄 가치 '모던 프리미엄'의 실행으로 구체화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가 과거에 이동수단으로서 자동차의 주행성능이나 디자인에 대한 고객 만족을 추구했었다면, 이제는 고객들의 생활의 일부분인 자동차를 소유하고 활용하는 모든 단계에서 감성적 가치를 충족시키기 위해 도전하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행보는 현대차가 작년 한 해 도요타, GM, 폭스바겐 그룹에 이어 4위로 도약, 2년 연속 두 자리 수 성장을 기록하며 새로 글로벌 자동차 신화를 만들고 있는 시점에서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 시키고 있다.
현재 현대차는 전사 부문별로 '모던 프리미엄(Modern Premium)'을 구현하기 위한 세부 운영방안을 수립해 2+1도어의 신개념 CUV '벨로스터', '찾아가는 비포 서비스', 'Home to Home 서비스', '365일 찾아가는 시승서비스' 등 사내외에서 다양한 새로운 정책과 제도, 프로그램들을 적용했다.
또한 현대차는 브랜드 경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PYL'을 기존 '프리미엄 유스 랩'(Premium Youth Lab)'에서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 스타일'(Premium Younique Lifestyle)로 새롭게 명명하고, 이에 맞춰 대규모 마케팅에 돌입했다.
'Younique'(유니크)는 고객을 의미하는 '당신'(You)과 독특함을 뜻하는 '유니크'(Unique)를 조합해 만든 합성어다. 현대차는 앞으로 '당신만을 위한 유니크한 카 라이프, PYL'이라는 콘셉트에 맞춰 다양하고 이색적인 마케팅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PYL'에는 ▲혁신적 디자인과 퍼포먼스로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벨로스터' ▲세단과 다른 개성과 실용성을 겸비한 준중형 해치백 'i30' ▲유럽의 감성을 담은 디자인과 드라이빙의 즐거움, 실용성과 경제성을 모두 갖춘 프리미엄 중형 'i40' 등 3차종이 포함돼 있다.
현대차는 'PYL' 브랜드 마케팅의 첫 번째 프로그램으로 현대차 최초의 'PYL' 브랜드 전용 TV 광고를 선보이는 한편 초대형 라이프스타일 런칭쇼, 대형 뮤직 페스티벌 고객초청 행사 등 대형 이벤트들을 선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현대차는 올해 3월 '고객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현대차 최초로 전 세계에 동일하게 시행하는 '리브 브릴리언트'(Live Brilliant) 브랜드 캠페인을 앞세워 브랜드 경영을 한층 강화했다.
현대차는 그동안 새로운 브랜드 방향성인 '모던 프리미엄'을 고객들에게 알리는 것에 주력한 것을 넘어서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고객들이 이를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신 브랜드 캠페인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신규 브랜드 캠페인을 현대차 최초로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하게 시행하는 등 브랜드 경영을 한층 강화키로 하고 다양한 마케팅 프로그램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업 영상 광고 제작으로 전 세계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편 다양한 고객 체험형 이벤트를 제공 중이다. 영화, 휴가, 스포츠, 교육, 문화 등 다양한 브릴리언트 테마 이벤트도 실시하며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기아차 역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브랜드 경쟁력 향상이 필수적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2005년 대대적인 브랜드 경영을 선포하며 새로운 브랜드 슬로건인 '세상을 놀라게 하는 힘'(The Power to Surprise)을 발표했다.
2006년 9월 파리모터쇼에서는 현재의 '디자인 기아'가 있게 한 디자인 경영을 글로벌 시장에 공식 선포했다. 이후 기아차만의 독자적인 디자인 아이덴티티(Design Identity) 정립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특히 2007년 실시한 '연구도 디자인이다', '영업도 디자인이다', '생산도 디자인이다'라는 3편의 기업 PR 광고가 큰 화제를 모으며 디자인이라는 도구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기아차의 이미지를 성공적으로 표현했다.
2008년에는 독자적인 디자인 슬로건을 공개하며 차별화되고 강력한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성장 기반을 마련하고자 했다.
기아차의 디자인 슬로건은 영어 '디자인'(DESIGN)의 알파벳 'S'를 호기심을 나타내는 '? (물음표)'로, 알파벳 'I' 를 창의적 아이디어를 나타내는 전구로 표현했다. 이는 고객의 일상생활에 대해 끊임없는 질문을 던져 보다 나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기아차의 경영철학을 함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기아차는 디자인 경영의 성과와 창조적 마인드를 직원들에게 확산시키기 위해 각종 사무용품과 문서 서식 등에도 디자인 슬로건을 적용해 디자인 경영을 생활화하고 있다. 이밖에 브랜드 및 디자인 경영의 일환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간 아이덴티티(SI)의 통일화 작업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하고 있다.
기아차는 2008년 말부터 국내외 시설의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으며, 2010년 기아차의 브랜드 속성을 반영한 '레드 큐브'(Red Cube) 콘셉트를 개발했다. '레드 큐브'를 적용한 건물의 외관은 '신뢰'를 상징하는 육면체와 '역동성'을 의미하는 타원과 직선의 조합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기아차는 주요 판매, 정비 서비스 거점에 '레드 큐브'의 공간 아이덴티티를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에 통일감을 부여하고 고객들이 보다 편안하게 각종 서비스를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전시장 내부에 음료, 음악, 영상을 즐기며 편안히 차량을 둘러볼 수 있는 바(bar)와 같은 고객 상담공간을 마련했다. 서비스센터에는 여성고객을 위한 파우더룸도 갖췄다. 지난해부터는 고객응대 공간의 첨단 디지털화를 진행해오고 있다.
여기에 '기아 디지털 갤러리'(Kia Digital Gallery)라는 대형 디스플레이를 전국의 주요 판매 거점과 정비 서비스 현장에 설치하고 ▲제원, 가격 등의 각종 차량 정보 ▲정비용어, 차량관리 요령 등 차량 정비 관련 정보 ▲각종 판촉 이벤트 정보 ▲기업홍보영상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기아차는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는 기아차를 알리기 위해 전 세계 주요 지역에서 'Like'(좋아요)라는 테마로 '기아 글로벌 기업 이미지 캠페인'을 시작했다.
또 기업 이미지 캠페인의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도전적인'(Challenger), '자유롭고 활발한'(Spirited), '인간 중심적인'(Human-driven) 이라는 3대 브랜드 지향점을 새롭게 수립했다.
기아차는 3대 브랜드 지향점을 바탕으로 향후 2~3년간 전 세계 주요 지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기업 이미지 캠페인을 벌여 기아차에 대한 고객들의 인식을 개선하고 고유의 브랜드 이미지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기아차의 첫 번째 글로벌 기업 이미지 캠페인은 'Like'(좋아요)라는 테마로 독일, 프랑스, 브라질 등 해외 주요 7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특히 기아차의 글로벌 홍보대사인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 선수를 등장시켜 전 세계 고객들에게 기아 브랜드를 알릴 계획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만드는 자동차 회사가 아닌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회사다. 고객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고객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기 위한 혁신 노력을 지속적으로 펼쳐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현대·기아차가 전 세계 고객들에게 어떤 이미지로 보일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며 "고객의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 하는 차이자 도전적이고 자유롭고 활발한 인간 중심적인 브랜드로 인식될 수 있게 하는 브랜딩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