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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빌린 상장사 급감…"이자 부담 줄이자" 골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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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전 빌린 상장사 급감…"이자 부담 줄이자" 골몰
  • 변해정 기자
  • 승인 2012.10.18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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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들어 금융권에서 급전을 빌려 쓴 상장사가 줄어들었다. 금융기관이 대출기준을 보수적으로 운영한 탓에 차입이 어려워진 결과다.

오히려 은행 빚을 갚거나 저(低)이자 혹은 만기가 긴 상품으로 갈아타는 추세다. 불황이 장기화되자 고정적 이자 부담이라도 줄여보겠다는 심산이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7일까지 단기차입금 증가 결정 공시를 낸 곳은 총 89개사로, 전년 동기(138개사)에 비해 35.5% 감소했다.

이는 금융권에서 돈 구하기가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들은 대내외 경기침체 지속으로 대출자산의 부실화 위험이 커지자 기업 신규대출을 줄여나갔다.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9월말 기준 595조6000억원으로 1월말(563조)보다 5.5% 줄었다.

대출에 대한 은행권의 태도를 보여주는 대출태도지수도 중소기업의 경우 1분기 13을 기록한 이후 2, 3분기에 각각 9, 6으로 떨어졌다. 대기업도 1분기 3에서 2분기 6으로 상승했지만 3분기에 다시 3으로 낮아졌다. 숫자가 낮을수록 은행들이 기업대출 영업에 소극적으로 임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기업들은 자산을 처분하면서까지 부채 조기상환에 나서고 있다.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유형자산을 매각한 곳은 올해 들어서만 30개사다. 지난 한 해 동안 유형자산 처분을 공시한 기업의 75%에 달한다.

단기차입금 감소 결정 공시를 낸 곳은 21개사로, 전년(19개사)보다 10.5%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하로 채권금리 메리트가 높아지면서 회사채를 발행해 빚을 갚거나 차환(이미 발행된 사채를 상환하기 위해 새로운 사채를 발행하는 것)에 나서는 사례도 눈에 띄게 늘었다.

대개 3, 5년물로 회사채 발행시 일반대출에 비해 만기가 길어져 차입금 구조가 안정화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차환할 경우 구채권의 이자율보다 낮게 발행할 수 있어 이자 부담을 완화시킬 수 있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회사채 발행 규모는 14조2000억원으로, 연 초(11조3000억원)보다 25.6% 확대됐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업들이 굳이 금융권으로부터 돈을 빌리지 않아도 될 만큼 자체 조달능력이 회복했다고 보기엔 이르다"며 "증시를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기엔 주식시장이 여전히 침체 국면인데다, 글로벌 경기 둔화로 벌이가 시원치 않자 이자 부담이라도 덜자는 모습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당수의 기업이 아직도 단기차입금 의존도가 높다"며 "현재 금리수준과 재무구조로 볼 때 외환위기 때처럼 대규모 도산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되면 부채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부실화는 가속화될 수 있기 때문에 유동성 부족에 빠지지 않도록 자금운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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