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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하오서울" 막상와보면③]中큰손들 "돈쓰고 싶지만 '처우로더' 한국인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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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하오서울" 막상와보면③]中큰손들 "돈쓰고 싶지만 '처우로더' 한국인 때문에…"
  • 박성환 민숙영 기자
  • 승인 2012.09.26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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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한국관광 비난 글 쇄도…"쇼핑강요 해도 너무해"

 "韩国旅游从头到尾都是购买. 到处旅游景点都没有大长今."(한국 여행은 쇼핑으로 시작해서 쇼핑으로 끝나요. '대장금'은 어디에도 없어요.)

'한국방문의 해' 마지막 해인 올해 외국관광객이 11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 중에서도 현대판 '인해전술'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고 있다.

대한민국 관광 특구인 명동을 비롯해 동대문, 인사동 등 관광 필수 지역에는 어김없이 한국인지 중국인지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중국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유명 관광지는 이미 이른바 '큰 손'으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들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전쟁터로 변한지 오래다.

K-팝이나 드라마 등 한국 대중문화의 열풍인 '한류(韓流)'가 중국 대륙을 들끓게 하면서 중국인들에게 한국은 꼭 한 번 가고 싶은 필수 여행국으로 자리 잡았다.

여기에 최근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비자정책을 개선하는 등 정부의 적극적인 관광산업 육성정책도 '관광한국'으로 발돋움 하는데 큰 몫을 하고 있다.

하지만 관광한국에 찬 물을 끼얹기라도 하듯 최근에는 한국을 다녀간 뒤 불만을 표출하는 중국 관광객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중국의 유명 포털사이트와 여행사 게시판에는 "마음 편안히 쉴 곳도 제대로 없는 한국이 관광객 유치에만 열을 올렸다"며 한국관광을 후회하거나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하고 있다.

 

특히 중국 네티즌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현지 가이드와 여행사 등 '처우로더 한궈런'(丑陋的韩国人=추한 한국인) 횡포 때문에 여행을 망쳤다" 등의 한국관광 당시 직접 겪었던 불편·부당한 경험을 올린 글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중국의 한 유명 여행사 게시판에는 한국관광 당시 불쾌했던 경험을 올린 글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이들은 한국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숙박시설을 꼽았다.

아이디 'yan***'는 "(침대 2개)2인용 방을 예약했는데 호텔에 도착해보니 큰 침대 하나 밖에 없었다"며 "호텔 측에 다른 방으로 바꿔달라고 요청했는데 '예약이 이미 꽉 차서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들어야 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아이디 ‘sop****'는 "호텔에서 오후 3시께 체크인을 했는데도 예약한 방 청소가 끝나지 않아 1시간이나 넘게 기다려야 했다"며 "에어컨이 고장이 나서 수리를 부탁했는데도 제때 수리를 해주지 않았다. 동대문 '○○○○호텔'은 절대 이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또 터무니없는 낮은 가격으로 관광객들을 유치한 뒤 쇼핑이나 물품 강매하는 불량 저가여행상품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아이디 'wlt***'는 "'쇼핑코스가 포함돼 있다'는 현지 가이드의 말을 듣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하루 종일 쇼핑만 했고 결국 가이드와 마찰을 빚어 여행을 완전히 망쳤다"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경험할 생각으로 잔뜩 기대했었는데 후회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가이드가 안내한 쇼핑센터에는 사고 싶은 물건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형편 없었다"며 "가이드에 강요에 못 이겨 구입한 물품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이디 'wjo***'는 "가이드가 안내한 쇼핑센터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이 하나도 없어 구매하지 않았더니 가이드의 태도가 완전히 달라졌다"며 "쇼핑 때문에 관광 일정이 취소되는 일이 반복됐다. 한국에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또 한국관광 당시 한국 사람들로부터 '은근히 무시 받았다'는 중국 관광객들의 불만도 적지 않았다.

아이디 'che***''는 "지하철 타는 법을 몰라서 한국인들에게 물어봤는데 인상을 찌푸리거나 대답조차 제대로 해주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며 "한국 사람들은 백인에게 친절하지만 중국인은 무시하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부족한 관광 인프라와 중국인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 등으로 인해 한국관광에 실망한 중국 관광객들이 늘어나면서 자칫 이제 막 불붙기 시작한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이 돌아설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전문가들은 중국 관광객의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그들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새로운 여행상품과 소통을 강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연택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교수는 "중국 관광객들의 여행 눈높이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반면 국내 관광 인프라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을 다녀간 중국 관광객들의 부정적 반응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한국관광공사 등 정부가 직접 나서서 중국 관광객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야 한다"며 "특정 업체나 여행사가 아니라 정부가 나서야 전반적 서비스로 확대·개선될 수 있고 관광한국의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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