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항 7시간여 만에 도착한 독도는 긴장감으로 휩싸여 전운마저 느껴졌다.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지난 10일)으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야욕이 더욱 노골화되고 극렬해진 탓에 독도 경비가 어느 때보다 삼엄해졌기 때문이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오전 6시, 국내 신문·방송·통신 등 12개 매체 40여명의 취재진은 강원 동해시 묵호항 해경 전용부두에서 동해해양경찰서 소속 309함 경비함정을 타고 독도로 향했다.
당초 8시간 가량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비교적 바다의 날씨가 좋아 예정 시간보다 1시간 일찍 독도에 발을 내딛었다.
독도 앞 해상에 도착한 경비함정은 독도를 한바퀴 돈 다음 접안시설에 배를 댔다.
오후 1시께 취재진이 독도에 상륙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휘이익~ 하는 굉음 소리를 내는 우리 공군의 전투기 편대가 독도 상공을 지나가며 선회 비행을 했다.
해상에는 3000t급 독도경비함 태평양7호가 물 샐 틈 없는 경계망을 구축한 채 일본 순시선 출현에 대비하고 있었다.
독도에는 늠름한 독도경비대원들이 독도를 굳건히 수호하고 있었다.
독도경비대원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색 차림의 전투복을 입고서 즉각 대응태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대원들을 통솔하는 간부들과 주요 근무자들은 모두 무전기를 손에 들고 있었고, 경계 근무 중인 대원들의 손에는 K-2 소총이 들려 있었다.
대원들의 터전이 마련된 동도 정상에는 전투 상황에 대비한 각종 중화기와 무전시설 등 군사시설이 시야에 크게 들어왔다.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으로 냉랭해진 한일간 국제 정세와 맞물리면서 독도를 휘감은 어두운 분위기는 한층 더 무겁게 느껴졌다.
독도는 마치 북한과 맞닿아 긴장감이 감도는 휴전선의 어느 비무장지대와 다를 바 없었다.
독도경비대원들에 의하면 일본 순시선은 사흘에 한번씩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영해를 침범하지는 않는다. 국제법상 큰 외교적 분쟁을 초래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동해해양경찰서의 조사 결과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의 독도 주변 출현은 올해 들어 65회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8월에만 4회 출현해 독도를 넘보다 돌아갔다.
2004년까지 연간 30~50회 가량 나타나다 2005년부터 90회 안팎으로 늘어났고, 2011년에는 93회 나타났다.
국토 최동단 외로운 섬 독도를 지키는 독도경비대원들은 동료들이 있어 외롭지 않으나 모든 물자를 펑펑 쓸 수 없다.
그래서 물자 절약 습관이 몸에 깊숙이 배어있다. 쌀과 부식, 연료 등은 상급부대가 띄우는 보급선에 의지하고 물과 전기는 자급자족한다.
물은 바닷물을 끌어올려 담수화해 식수로 사용하고, 전기는 태양열에너지와 발전기를 돌려 생활에 필요한 전기를 만들어 쓴다.
대원들은 50일 주기로 순환 근무를 하고 있다.
장인수(20) 상경은 "우리땅 독도는 경비대원들의 심장이다"면서 "침략의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일본이 독도를 넘볼 수 없도록 독도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우렁찬 목소리로 말했다.
윤장수(51) 독도경비대 지역대장은 "저희들은 항상 긴장된 가운데 근무를 서고 있다"며 "독도에 뼈를 묻겠다는 각오로 언제나 독도 수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67주년을 맞은 광복절을 하루 앞둔 이날 독도 해역에는 다행히 일본 순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